행복한 고민.
조카아이가 취업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취업이 된 상태로 더 좋은 곳을 가기위해 저울질을 하는 중이지요.
당연히 더 좋은 곳을 가기위해 준비를 했으니 합격이 되었다면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가야겠지만 문제는 현재 취업이 된 곳도 너무나 마음에 든다는 겁니다.
남들은 한곳도 가기 힘든 취업난 속에서 행복에 겨운 고민을 한다 말하겠지만 각자의 인생길에서 마주해야하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는 중입니다.
모두가 망한다고 아우성을 칠 때조차 누군가는 흥하는 것이 세상인지라 이런 일로 시비를 걸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마치 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는 신부와도 같은 일이라 할 수 있지요.
결혼을 결심하고 선을 본 후 만나는 중인데 조건이 더 좋은 신랑자리가 나선다면 누구라도 고민을 합니다.
아마도 누군가는 신랑을 구하는 것과 취업을 하는 것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할지 모르지만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들은 외형적인 면들이 다르게 보일지라도 모두가 같은 의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의 경험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며 완벽을 위해 마련된 신의 안배입니다.그런 의미로 접근을 해보면 조카아이가 당면한 문제는 누구의 인생길에서도 마주해야하는 일이라 할 수 있는 겁니다.
현재 조카아이가 처해있는 현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게 되면 분명히 더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만나고 있는 신랑자리는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조건도 웬만합니다.
다만 신랑이 잘생기다보니 주변에 여성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있지요.
몇 번 만나보니 사람의 품성도 괜찮고 주변의 환경도 나쁘지 않는지라 앞날에 대한 불안감도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리 결혼을 해본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금은 좋게 보이지만 막상 결혼을 해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길러보면 신랑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고 하는 바람에 망설여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건이 더 좋은 신랑이 나타났으니 고민을 하는 중입니다.
아직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주변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신랑은 대부분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보장한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만남을 중시여기는 사람이라 일단 만나게 되고 괜찮다싶으면 죽어도 좋다는 주의인지라 일단 상대방이 싫다하지 않으면 끝까지 갑니다.
이런 이유로 한번 취업을 하게 되면 현장이 끝나기 전에는 그만두는 법이 잘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만두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 계속하며 웬만한 어려움은 참고 견딥니다.
운이 좋게도(?) 일용직이다 보니 여기저기 직장을 많이 옮겨야 했는데 그때마다 어려움이 없었던 적이 없었고 이곳에는 이런 점이 좋았고 저런 점은 나빴으며 저곳에서는 저런 점은 좋았지만 이런 점이 문제가 있었지요.
이렇다보니 정말 견디지 못하겠다 싶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착점까지 완주하는 겁니다.
사실 중간에 그만둔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큰일이 난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되면 이런 결과가 저렇게 되면 저런 결과가 주어지는 것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평가할 때 착하고 부드러운 점을 높이 평가하지만 막상 살아보면 착하고 부드러움이 반드시 좋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지요.
어떤 사람에게는 착하고 부드러운 면이 사람을 질식시킬 만큼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실지로 이런 일을 주변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사람 좋게 생겼으며 대화를 나누어보아도 착하고 부드러운데 당사자는 그리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 겁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삼자가 정확히 알 수 없는 지라 함부로 평가할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더라도 이해는 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매일 먹으면 질리듯이 한결같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공무원이 되었다가 그만둔 이의 말을 들어보면 너무나 단조로운 생활이 싫더라는 말을 했는데 충분히 이해가 되는 말입니다.
이런 점을 볼 때 직장이나 내가 만나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성향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 같은 경우에는 일단 취직이 되고나면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노력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기 어렵게 느껴진다면 주저 없이 그만둡니다.
나를 싫어하거나 내가 있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그때가 옮길 때라 생각하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에게 온 모든 순간들은 우연히 오는 일은 없으며 내가 해야만 하는 경험이 주어지는 겁니다.
언젠가 이런 일을 철저하게 경험했던 적이 있습니다.
공사부장이 너무나 심하게 갈구기에 옮겼는데 그곳에서도 그리 만만치가 않는 겁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더욱 심하게 압박을 느껴야 했는데 어차피 넘어야하는 산은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점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을 때 공사가 끝이 났고 또 다른 현장으로 옮겨갔지요.
이렇듯 우리 자신이 마주해야하는 순간은 신의 완벽한 손길 탓입니다.
우리의 경험을 위해 마련된 신의 축복이라는 말입니다.
행여 그 상황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맛보게 만든다 할지라도 그 또한 내가 겪어야하고 경험을 통해 배워야할 그 무엇이 있기 때문에 옵니다.
그래서 축복과 저주가 하나라고 하는 겁니다.
이러다보니 누군가에게 어떤 충고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저 느낌이 가리키는 대로 선택을 하라는 말밖에 할 것이 없지요.
내가 무엇인가를 싫어해서 옮긴다면 반드시 그것은 또다시 오기마련이며 무엇인가를 두려워해서 피한다면 반드시 또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지금 이순간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래서입니다.
순간은 영원하며 모든 것은 사랑의 완성을 위해 필연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여 나는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말하고자 합니다.
젊은 그대!
두려워마라.
인생길은 너를 위해 마련된 신의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