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경마장의 기수들이 서로 자신의 기마술과 자신이 타는 말을 자랑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명이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다른 말을 칭찬하며 나섰지요.
우와!
정말 그 말은 잘 달리더라고.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말 갈퀴가 바람에 흩날리는 것이 너무 멋있었어.
또 그 말을 타는 기수는 말을 얼마나 아끼는지 채찍질도 않고 타는 거야.
말과 사람이 혼연일체가 된 것처럼 호흡을 맞추는 것이 너무 보기가 좋았어.
그러니 어찌 잘 달리지 못하겠어.
내가 약간만 방심했으면 경기에 졌을 거야.
운이 나빠서였을 뿐 그들은 정말 환상의 짝이었던 것 같아.
자기자랑도 이정도면 예술입니다.
어찌 보면 얄밉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기자랑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일겁니다.
어차피 자기 자랑하는 자리이고 술자리인지라 이 정도는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자리에서 누구를 상대로 하나 일뿐 자기자랑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사이에서는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나쁘다고 볼 수 없으며 얼마든지 용인(容認)되는 일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다소 모자람이 있다 할지라도 연인 앞에서는 당당하고 싶은 것이 여인의 마음일겁니다.
그래서 여인들이 애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확인받고 싶어 “나 예뻐?”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거지요.
이럴 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서 “그렇게 예쁘진 않지만 봐줄만해” 라고 말한다면 그 당장 절교를 선언할지 모릅니다.
아니면 “예쁘지도 않은 나를 왜 만나” 라는 소리를 들게 됩니다.
사실 사람의 만남에는 육신이 감지할 수 없는 신의 손길이 작용합니다.
육적인 것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로 인해 생성된 것인지라 완전하지가 않으며 습관과 환경에 따라 습득된 정보에 불과하지요.
그래서 자신에게 다가온 인연을 제대로 볼 수가 없으며 육신너머 영의 작용을 알지 못하는 겁니다.
비록 내 눈에 차지 않고 내 인식수준에 맞지 않는다 할지라도 내 곁에 온 인연은 신의 손길에 의해 온 것이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배둘레햄으로 중무장된 몸과 경직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내가 만나 결혼까지 한 것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말이며 그를 통해 얻어야할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우리가 알 수 없는 영적인 일들이 있기에 사람은 자신에게 다가온 모든 것들에 만족을 하지 못합니다.
만약 배둘레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줄줄이 비엔나처럼 잘록한 허리를 가진 날씬한 사람을 만나 또다시 결혼한다했을 경우 처음에는 좋았다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싫증이 날수도 있고 아니면 줄줄이 비엔나 속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좋았지만 내용물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반대로 외면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지만 내용물이 좋을 수도 있다는 거지요.
이러한 일들은 영적인 완성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며 영적인 완성이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겁니다.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주변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지라 업장을 공유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함께 하는 인연을 중시여기라 하는 거지요.
이런 이유로 나와함께 하는 사람에 대해 칭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배둘레햄의 내면을 칭찬하고 줄줄이 비엔나의 외면을 칭찬함으로 인해 외면을 날씬하게 만들고 내면을 살찌울 수 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지만 잘못된 칭찬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안다면 칭찬도 지혜롭게 해야 하는 겁니다.
배둘레햄에게 비엔나 같다고 하거나 비엔나 같은 사람에게 배둘레햄과 같이 넉넉하다 말하면 욕을 하는 것과 같지요.
사실 이러한 말들도 말잔치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말 사랑하면 이모든 것들이 수용이 되고 용납이 됩니다.
영을 사모하는 마음은 육신을 통해 영을 보게 만들고 영과 하나 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진정 영의세계를 안다면 너와 내가 하나임을 아는데 어찌 칭찬과 비난을 둘로 보겠습니까.
언젠가 어떤 연인들의 대화를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 같이 이해심 많고 당신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해야해
그러면 당신은 불행한 사람이야?
남성의 말에 여성이 발끈한 것은 자기자랑이 심하다 싶어서였겠지만 남성의 말에는 여성에 대한 격한 칭찬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사랑 많은 남성을 만난 여성이 복이 많고 운이 좋다는 것은 남성 또한 복 많은 여성을 만났다는 말이지요.
복에 복이 넘친다는 뜻입니다.
내 귀에는 복 많은 사람끼리 행복하게 살자는 소리로 들립니다.
하나 되고 싶은 사람만 들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