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들어야 운동이 된다.
몇 달 만에 일을 하는지라 다리에 알이 배겨 혼이 났습니다.
하필이면 첫날 슬라브타는 일이 걸린지라 무척 힘이 들었지요.
일 자체는 힘들지 않는데 자세가 오리걸음 하듯이 되는지라 사람에 따라서는 무척 힘이 듭니다.
게다가 철근 위를 옮겨 다니며 일을 해야 함으로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다가는 철근사이에 빠질 수가 있으며 심하게 다칠 수가 있기에 다리에 저절로 힘이 들어갑니다.
이러다보니 다리에 알이 배긴 것이고 지난 일주일을 고생 했던 겁니다.
다행히 중간에 하루를 쉬기도 했고 일이 그렇게 힘들지가 않아서 한고비를 쉽게 넘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지요.
우리가 걸을 때 다리를 곧게 뻗쳐서 걷는 것보다 약간 구부린 듯 걷는 것이 운동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보기에는 곧게 걷는 것이 좋을지 모르지만 운동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무릎이 약간 구부러진 상태로 걸어야 근육에 힘이 생기게 됩니다.
알이 배긴 채 걸어보니 가장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자세가 바로 이러한 자세였는데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은 힘이 들어간다는 말이며 근육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힘든 일을 싫어하며 육신이 편안한 상태를 좋아하지만 이는 오히려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번에 내가 이런 경험을 톡톡히 한거지요.
지난 7~8년을 공백 기간 없이 일을 하다 보니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은 못했던 것인데 막상 몇 달을 쉬고 난 후 현장 일을 하자 풀어진 근육에 무리가 간 겁니다.
매일이다시피 한 시간씩 산책을 했지만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걷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동안 심하게 아프지 않았더라면 훨씬 낫긴 했겠지만 걷는 방법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길게는 한 시간 반에서 짧게는 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매일이다시피 산책했으니 상당한 거리를 걷는 것이며 운동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걸을 때 다리를 곧게 해서 걸었기에 근육에 그리 많은 영향을 미치진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한다 주장하는 거지요.
얼마 전 각원사를 다녀왔을 때 이런 점을 확인한바 있습니다.
그렇게 높은 곳에 위치한 절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다녀와서 힘들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계단을 오르내렸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평소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건강에 무척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평소에 계단을 오르기 싫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일이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셈입니다.
사실 오래 전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차를 몰고 전국을 다니며 장사를 하는 탓에 하체가 부실해진다 생각해서 매주 등산을 다녔던 적이 있었지요.
대구 살 때 매주 앞산을 올랐는데 오를 땐 힘이 들어도 다녀오면 한주가 편안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끔씩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가기도 했는데 돌아올 때면 아이를 목말을 태우고 돌아오곤 했습니다.
내가 등산예찬론자는 아니지만 등산이야말로 돈 안들이고 하는 운동 중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평상시 우리가 운동을 하려고 마음먹어보면 뜻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지요.
헬스클럽에 돈을 내고도 안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은 그만큼 육신이 운동하기를 싫어한다는 뜻입니다.
내 경우는 특별하고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두뇌에 속고 있는 겁니다.
이번현장에서 만난 동료 역시 몇 달을 쉬다 일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놀랍게도 그분은 다리가 아프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이유가 매주 등산을 다녔기 때문이라고 하니 등산이 하체운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등산 다니는 사람 중에 뚱뚱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내말은 거짓이 아닙니다.
주변사람 중에 뚱뚱한 사람에게 등산을 권해보면 십에 팔구는 안 간다고 할 겁니다.
뚱뚱한 몸을 유지하려면 등산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뚱뚱한 몸도 자신의 선택인 것이며 누구를 원망할일이 아닌 거지요.
물론 환자의 경우는 예외이며 노인의 경우에도 예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산책이 제격이며 몸 상태에 따라 여유자적하게 걸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환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의지로 이겨내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이래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며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힘든 노동일을 마치고 밤으로 스포츠 댄스 사교장 다니는 사람도 있고 보면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어떤 일도 힘들지 않다는 것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알고 보면 스포츠 댄스도 엄청난 운동이며 사람에 따라서는 노동이나 다름없지만 사람들이 즐겁게 하기에 노동이라 말하는 사람은 없지요.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명심해야할 것은 자신에게 도움 되는 짓을 해야 합니다.
노동이 되었건 스포츠 댄스가 되었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그만두어야 하는 겁니다.
세상에 그 어떤 일도 하지 말아야하거나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그만두어야할 때 그만둘 수 없다면 그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로 나는 언제나 그만둘 수 있는 일만 합니다.
지금 당장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사람은 들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