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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카스트제도를 제대로 알자.

배가번드 2024. 12. 2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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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간이 많다보니 유튜브를 통해 관심분야의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에 대한 강의였는데 아주 흥미롭게 보게 된 겁니다.

힌두교는 인도의 종교이지만 근본적인 교리를 보자면 세상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인도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힌두교를 믿거나 정통한 것은 아닙니다.

마치 유대교가 이스라엘의 국교라 해서 이스라엘사람 모두가 유대교도라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지요.

단지 2%의 극단적인 종교인들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전체를 이끌고 가는 것처럼 힌두교를 제대로 이해하는 이들 또한 2%가 되기 어렵다는 말이며 그중에서도 핵심을 깨닫는 이는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는 말입니다.

힌두교라 하면 먼저 카스트제도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러한 점을 두고 사람들은 많은 비판을 쏟아내지만 알고 보면 과거 조선시대에 있었던 반상제도나 다름이 없으며 유럽근대사의 봉건제도(封建制度)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교리가 인간생활을 유익하게 하며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 뭐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힌두교를 제대로 알려면 카스트제도보다 근본교리부터 알아야한다 생각합니다.

힌두교는 다르마, 아르타, 카마, 목샤, 이렇게 네 가지 기본교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르마는 사회적 윤리와 의무를 지킬 것과 올바른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으며 아르타는 일상을 통해 생계를 위한 노력은 물론 물질적 번영과 사회발전을 추구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요.

카마는 욕망과 열정을 통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되 쾌락보다는 균형 잡힌 영적 삶의 추구로 이어져야함을 말하고 있으며 막샤는 영적인 자유와 구원을 추구하라 가르치고 있으므로 인간 삶의 궁극적 목표가 영적해방에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기본교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생겨난 경전들이 우파니샤드와 카마수트라 등이라고 볼 수 있지요.

흔히들 인도의 3대 경전이라 하면 베다, 우파니샤드, 바가바드기타, 라고 말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서 잘못된 표현으로 베다에 모든 경전이 속한다고 봐야 합니다.

베다는 기원전 15~12세기경 구두로 전해져오던 것들을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파니샤드는 기원전 8~2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카마수트라는 기원전 4~2세기경에 기록된 것으로 역사학자들이 밝히고 있으므로 대부분의 인도경전이 베다에서 비롯되었다 봐도 별무리가 없습니다.

힌두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브라만교에서는 베다를 인간의 작품이 아니라, 천상의 영역에서 신의 영감과 계시를 받은 리시(rishi, 성자)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며 하늘의 성전이라는 뜻의 슈루티(Sruti)라 부른다는 점만 보더라도 이와 같이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마치 구약성경의 해석을 달리함으로 인해 오늘날의 유대교 및 이슬람교, 기독교, 등을 만들어낸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성경을 읽어본 이들은 알겠지만 구약의 대부분이 선지자들과 하나님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약의 대부분은 예수와 함께하는 동안 일어났던 일과 구약의 재해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구약의 대부분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기록된 것이므로 베다의 내용과 흡사합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보면 세상의 모든 경전을 통해 인간이 얻어야할 궁극적 목표가 무엇이라는 점을 알게 됩니다.

구약을 토대로 해서 신약이 만들어졌고 오늘날의 기독교가 탄생되었듯이 고대의 브라만교가 힌두교가 되고 오늘날 불교의 뿌리가 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그 모든 종교의 궁극적 목적은 영혼의 해방에(영생, 영원한 해탈) 있다는 거지요.

알려진바 우파니샤드는 스승과 제자사이의 철학적 토론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바가바드기타 또한 스승인 크리슈나와 제자인 아리쥬나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경역시 많은 부분이 하나님과 선지자 및 예수와 제자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전체적인 프레임은 조금도 다름이 없는 겁니다.

그러므로 경전의 다름과 자신믿음 대상의 우월함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경전의 내용과 기록된 신을 통해 무엇을 얻고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러한 까닭에 우파니샤드는 대우주의 본체인 브라만과 개인의 본질인 아트만이 일체가 됨을 주장하고 있으며 외부가 아닌 내면에 있는 신을 찾고 의례적인 제식이 아니라 만물에 스며있는 신의 본질(브라만)을 찾으라고 하지요.

성경에서 빛이자 하나님이신 성령을 깨달으라는 말과 정확히 일치됩니다.

이러한 점을 모른 채 카스트제도를 비판하고 힌두교를 비판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윤회사상에서 비롯된 카스트제도는 알고 보면 이 세상에 심어진 신의 섭리와도 같습니다.

최 정점에 있는 브라만은 사제(司祭)를 가리키고 크샤트리아는 귀족 및 무사계급을 가리키며 바이샤는 평민, 수드라는 천민이나 노예를 가리키는데 이 모두는 지금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로서 인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브라만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사람으로 묘사한 것은 외형적인 제사가 아니라 신과의 교통을 가리키며 신과 하나 된 상태를 가리키기 위해서입니다.

브라만의 뜻이 “힘, 창조원리”라는 사실을 볼 때 이것은 단순하게 계급제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지요.

자신의 행위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며 인간의 궁극적 목표점에 다다른 상태가 브라만이라는 것이지 단순하게 성직생활을 한다 해서 브라만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같은 점을 사람들이 잘못 받아들였기 때문에 신분상승을 위해 박 터지게 다툼을 벌였던 것이고 오늘날에도 이 같은 점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피부색이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로 구분했지만 오늘날에는 부의 정도로 나눠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카스트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변형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과거에는 반상(班常)의 제도로 인해 상놈과 양반이 뚜렷하게 구분되었지만 오늘날에는 부의 척도(尺度)가 반상을 구분 짓고 있지요.

이러한 점을 볼 때 과거의 카스트제도가 인도에만 있었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이 세상 전체에 만연하고 있었고 지금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실례(實例)로 카스트제도에 대해 극심하게 반대한 이슬람교인 들이 인도로부터 독립한 나라가 파키스탄인데 그곳역시 계급제도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인간의 궁극적 목적인 신과의 합일이 되지 않고서는 카스트제도를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말은 다르지만 계급을 뜻하는 카스트제도는 공산주의 국가라 해서 바를 바 없지요.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계급이 있어서는 안 된다 주장하는 공산주의는 계급을 타파하기는커녕 오히려 권력과 부의 기회를 박탈시키고 있으며 특정계급이 독점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하늘에 대한 제사만 지낸다고 해서 브라만이 된다고 볼 수도 없는 일입니다.

오늘날의 성직자들은 물질적 풍요와 함께 권력과 결탁하여 세상적인 일에 관여함이 크다는 사실을 볼 때 진정한 의미에서의 브라만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성경은 이러한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합니다.

 

아브라함이 이르되 얘 너는 살았을 때에 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고난을 받았으니 이것을 기억하라 이제 그는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괴로움을 받느니라(눅16:25)

그뿐 아니라 너희와 우리 사이에 큰 구렁텅이가 놓여 있어 여기서 너희에게 건너가고자 하되 갈 수 없고 거기서 우리에게 건너올 수도 없게 하였느니라(눅16:26)

 

살아생전 육신에 좋은 것들을 누리고 산다는 것은 그다지 반길 바가 아니며 지극히 조심해야할 일이라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가 제대로 방향을 찾지 못한다면 다가올 생에서는 재앙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그러므로 카스트제도의 불평등함을 말하여 지적할 것이 아니라 내현위치를 파악하고 힘든 내 현실에서 탈피하여 브라만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물질세상의 노예가 되어(수드라) 아무의미도 찾지 못하며 살아가거나(바이샤) 부와 권력과 명예를 쟁취하기위해 투쟁하며(크샤트리아) 살아갈 것이 아니라 신과의 합일을 통해 영생을 얻어야(브라만)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해서 카스트에 대한 연구를 마쳤으니 돌발휴가 두 번째 시간의 보고서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