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내가 외롭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외로움을 많이 타지만 외롭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해서 외로울 틈을 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매 순간에 몰입을 하다보면 어느새 잠잘 시간이 돌아오고 피곤에 지쳐 쓰러지듯 잠이 들면 어느새 아침이 밝아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외롭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거지요.
하지만 찰나의 순간에도 틈이 있듯이 외로움은 때로 바쁜 일상을 파고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지나간 인연들에 대한 그리움들이 피어납니다.
남녀 할 것 없이 맺어놓은 인연들은 때론 슬픔으로 때론 안타까움으로 되살아나곤 합니다.
누가 막는 것도 아닌데 그들도 나도 서로 연락을 않고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내가 알 수 없으나 내 생각은 분명합니다.
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거나 즐겁게 해줄 자신이 없기에 연락을 하지 않는 겁니다.
만남이 서로를 즐겁게 만들 수 없다면 그 만남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것도 일순간에 일어나는 망상에 불과할 뿐으로 누구든지 연락을 해오면 그 즉시 반응을 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가끔씩은 내 속이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내안에는 간이나 쓸개가 붙어있기나 한지 모를 일입니다.
어떤 때는 누군가와의 기억이 너무나 좋지 않아서 다시는 상종을 하지 말아야지 결심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 모니터 모서리에 메모지를 붙여 둘 때도 있지요
그러나 갑자기 연락이 오면 메모지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왜 내가 이렇게 지조 없는 인간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짐작하건데 가는 인연 잡지 말고 오는 인연 막지 말라는 것은 이런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해도 내 삶은 여러 가지로 재미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