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긴여운

사람에게는 양면성(兩面性)이 있다.

배가번드 2022. 3. 17. 07:48
728x90

어떤 분이 나더러 여성성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는데 어릴 때 여자아이에게 맞았던 기억이 나는 겁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짝꿍인 여자아이에게 얻어맞고 살다가 2학기 때쯤 남자가 여자에게 이긴다는 사실을 알고 입장이 뒤바뀌었지요.

그때껏 몰랐던 사실을 그때 알게 된 것인데 이상하게 남자아이들이 소리 지르면 여자아이들이 금방 울거나 꼼짝을 못하는 겁니다.

그것을 보고난 후 나 역시 엄청난 용기를 가지고 짝꿍에게 소리를 질러보았는데 통했던 거지요.

그러한 사실을 최근에 떠올렸던 것은 내안에 여성성을 일깨워준 고마운 분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조신하고 얌전하게 처분만 기다리는 여성 같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나에게 그런 말을 하신 분은 남성성이 강하다면서 하는 짓을 보면 나보다 더 여성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야 여성답게 꽁하게 행동하지만 그분이야 남성미가 넘치는 분이라고 하셨으니 대범해야 할 것인데 하는 짓이 천생여성인겁니다.

과연 누가 여성스러운지는 바지를 벗어봐야 할 것 같은데 피차 아는 처지에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성징에 대한 생각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사람 안에는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지요.

그러한 기질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상황에 따라 감성적인 여성성이 강해지거나 육감적인 남성성이 강해지거나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남성이나 여성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신 안에 잠재된 성이 드러나는 거지요.

중년을 넘어가는 남성은 여성의 기질이 되살아나고 여성은 남성적인 기질이 드러나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제 서서히 인생의 막이 내려간다는 징조라 할 수 있습니다.

시집도 장가도 가지 않는 영의세계를 올라가려면 성징이 무너져야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인식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지요.

조금은 슬플 수 있지만 후회 없이 살았다면 슬퍼할 일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열심히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정리 작업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신세졌던 모든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내가 잘못을 했다면 용서를 구하며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조심하며 지내리라 다짐해봅니다.

부디 나로 인해 누구라도 상처받지 말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