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긴여운

아들아!(146)

배가번드 2022. 4. 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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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오늘 아침은 참으로 우울하구나.

모든 것을 통달한 것처럼 말하는 내가 왜 그렇게 우울해 하냐고?

그것은 말이야.

매일같이 인터넷을 들여다보는 것이 일과가 되다시피 한 요즘의 일상에서 보지 말았어야할 사진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었어.

일제 강점기 때의 사진으로 일본군들의 만행이 담겨져 있었거든.

늘 들르곤 하는 카페의 엽기 사진 코너에서 이러한 사진을 보게 되었던 것인데 나를 우울하게 만든 것이 그러한 사진 때문이라기보다 그 사진 아래 달려있는 댓글들 때문이었어.

그기에 달려있는 댓글은 모두가 하나같이 일본사람들을 천하에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을 사람들로 묘사하고 있었거든.

그것이 나를 무척이나 우울하게 만든 거였지.

일본사람들의 만행이 사실이었으니 당연히 욕을 얻어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그래.

네 말이 맞지만 과연 그렇게만 여겨야 할지는 모르겠구나.

이 같은 말이 일본사람들에게만 적용되었을 때는 모두들 자신 있게 말들을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들의 부모형제들 조차 그러한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도 그렇게 말을 할까?

네가 알래나 모르겠다만 불과 30 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젊은 청년들이 월남전에 엄청나게 많이들 파견 되었었어.

이때 당시 참전군인들 속에는 나의 이종사촌 형님도 있었고 고등학교 때 선생님도 있었으며 장사를 다닐 때 거래하던 거래처 사장님도 있었거든.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살아가고들 있는데 그들의 입을 통해 내가 들었던 사실은 우리들도 결코 그와 같은 비난의 화살을 면키 어려운 것이었어.

베트콩으로 오인하여 죽이게 된 한 사람에 대한 일을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어린아이를 죽여야만 했던 일과 한마을에 주둔하고 있던 군대의 보안을 위해 철수하기 전 배급을 준다고 속이고 식량포대를 가장한 폭탄으로 한마을 전체를 날려버린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들아!

이것은 내가 그들의 비리를 밝히고자 하는 말이 아니야.

우리들이 일본인들을 욕하기 전에 절대적으로 알아야할 사실은 폭력적인 전쟁은 누구에게나 비극인 것이지 누구는 해도 되고 누구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거야.

전쟁이란 모두가 좋지 않은 것이 되어야지 나는 절대적으로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남들은 천하에 몹쓸 짓을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어?

이 같은 인식이 이 세상을 움직이는 대다수의 권력을 쥔 자들의 놀음에 놀아나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인식들을 허용해서는 안 될 것 같기에 하는 말이야.

정말 우리들이 지구상에 만연한 폭력이 싫다고 한다면 이러한 인식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이와 같은 일들은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는 지구촌의 현실인거야.

내가 이러한 말을 하는 시기에 맞춰서 요즘 요코 이야기가 세간에 화제로 떠오르고 있어.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 우리나라를 빠져 나가던 일본 어린이 요코의 눈에 비춰진 그 당시의 일을 묘사한 것으로 이것으로 인해 한국인들이 모두 나쁜 사람으로 비춰질까 우려한 우리 국민들의 과잉 대응으로 인해 문제시 되고 있는 거야.솔직히 말을 하자면 철없는 몇몇 사람들의 나라 사랑이 오히려 국가 위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저지르고 있는 거라 여겨져.

 

우리나라 사람을 안 좋게 말을 하는 일에 대해 항의 하는 것이 어찌 애국이 아닐 수 있습니까?

당연히 그 같은 일을 막아야지요.

 

글쎄?

그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 일인지 모르겠구나.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에게 몇 가지 물어보고 싶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좋은 사람들만 있고 일본 사람들은 모두가 쪽발이에다가 하는 짓이라고는 모두 못된 짓만을 일삼는다고 생각하는 거냐?

인터넷상에 떠도는 사진의 사람들처럼 사람들 목을 잘라놓고 즐기는 사람들만이 사는 곳이 일본이라 생각하는가 말이야.

그리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를 절대 침략한 적이 없고 오로지 침략만 당했다는 것이 과연 진실이라 생각할 수 있는가 이 말이거든.

만약 이렇게 여기고 있다면 정말 우리들은 심각하게 우리 스스로를 살펴봐야해.

이것은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은 천국에서만 지내다 이 땅에 어쩔 수 없이 내려온 고귀한 존재들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열등한 사람들로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거야.

이 같은 생각이 오늘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도움이 될까?

과거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음은 누구나 알고 있고 그 옛날 부족 간의 싸움에서는 한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이 우리의 역사일 것인데 그러한 과거를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만 저지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외라는 듯이 주장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국가에 이익을 가져다줄까 이 말이거든.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백제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떳떳하게 밝히고 있으며 그들의 2차 대전시 잘못들을 사죄하고 있어.

지금 유엔에 돈을 가장 많이 내는 나라 순위로 2위에 기록되고 있는 것이 일본이며 각국의 구호사업에도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일본이야.

그러한 사실은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모두 알고 있는 일인데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만 그 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오히려 일본의 나쁜 과거사들만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을 말하겠니?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 같은 일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국민들의 감정을 부추겨서 그들의 지배력을 드높이기 위한 고도로 계획된 짓거리라 생각해.

이것이 과거에는 효과를 발휘하던 일이었겠지만 이제 더 이상 이와 같은 일들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가 이익에 반하는 일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거든.

왜냐고?

너도 생각을 해보렴.

전 세계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한국 사람들만 모르고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니?

마치 우리들이 북한세상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지 않겠냐는 말이야.

전쟁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감정을 메마르게 만들뿐만 아니라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이지 그들이 한 짓만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되는 법이거든.

우리들이 그러한 전쟁에 참여를 하지 않아서 모르고 있을 뿐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면 누구나가 그러한 짓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해.

환경이 그 사람들을 잔인하게 만든 것이지 그 사람만이, 혹은 일본사람들만이 잔인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야.

월남전에 참전한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처음에는 자신들이 죽을까봐 몸을 사리다가도 전우가 죽어 나자빠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적을 향해 뛰어 나가는 것은 물론 그들을 붙잡았을 때 복수심이 끓어오르더라고 하였어.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겠니?

우리들도 마찬가지로 잔인해 질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냐는 말이야.

사람들의 본성은 모두가 마찬가지이기에 누구나가 그러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들이 진정 그 같은 행위가 좋지 않다고 한다면 모두가 그러한 폭력으로부터 멀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어?

요코 이야기는 그 당시 저자가 겪은 일을 쓴 것인데 이것을 보고 아니라고 항의할 필요가 없는 거지.

분명 그러한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우리들이 인정을 해야지 그러한 일이 없었다고 말해서는 곤란한 거야.

지금 내가 사는 이곳 중국에는 그보다 더한 일들이 실질로 일어났음을 말하는 분들이 많아.

패망을 하고 쫓겨 가는 일본인들을 잡아다가 능욕하는 것은 예사였고 엄청나게 많은 일본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임을 당해야 했음을 말하고 있어.

이러한 일이 중국에만 있었고 한국에서는 없었다고 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겠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 생각하지 않겠냐는 거야.

이것이 우리들은 애국하는 일이라 여기고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못하며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유발하는 행위라는 것을 인식해야해.

아들아!

이 같은 내말을 잘 보여주는 일을 내가 경험을 한 적이 있었어.

언젠가 내가 한국에서 중국을 들어올 때 이었는데 스님 한분이 다른 동료 한분의 스님을 모시고 중국 여행길을 가는 길이었나 보았지.

자신은 미리 중국을 들어와 보았는지라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 들어와서 하는 각종 못된 짓들에 대한 일들을 많이 보았는지 여러 가지 일들을 말하고 있었던 거야.

한국 사람들이 술집을 다니면서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하는지를 열심히 설명하는 중이었는데 한참을 듣고 있던 옆의 아주머니 한분이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것이었어.

 

"아니 그런 말을 하는 스님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

중국을 다니면서 한국 사람들이 하는 행태를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새삼스럽게 그런 말을 이 자리에서 하시는 거지요?

지금 이 순간 스님은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대꾸할 겨를도 없이 워낙 빠르게 퍼부어지는 비난인지라 변변히 대응도 못한 스님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내가 보았던 거야.

아주머니로서는 안 그래도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서 하는 짓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이라는 사실이 못내 가슴 아팠는데 스님의 입을 통해 또다시 확인이 되다 보니 화가 났던 모양이었어.

자신도 불교신자인지라 더 더군다나 못마땅한 모양으로 스님이 그러한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빴던 거지.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사람이 비난받을 짓을 말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말이었고 그것도 스님이 그러한 말을 중국 사람들(조선족) 앞에서 한다는 것이 못마땅했던 거야.

이것은 어찌 보면 잘한 짓이 될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는 전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더구나.

우리들이 잘못한 것을 알아야 고칠 수 있는 것이지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해서 우리들의 잘못을 감추려고만 한다면 그 같은 일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질까?

아들아!

전쟁이 일어나도록 왜 하나님이 허락했을까를 생각해 보았니?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우리들로 하여금 전쟁의 무익함을 알도록 하기위해 하나님이 마련해 주신 축복이라는 것을 말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하나님이 어떻게 사람들이 죽는 것을 방치할 수 있느냐고?

그래.

역시 너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도 다름없이 말을 하는구나.

하지만 말이야.

너 역시 지금의 이 시대에 이와 같은 환경에 속해져 살았기에 그러한 인식을 할 수 있었지 네가 만약 아마존의 정글에 태어났더라면 전혀 다른 가치관과 인식을 가져야 했을걸.

시대를 달리한 시간대에 속해져 있었다면 전혀 지금과 같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 아니겠어?

불과 40 여 년 전만 하더라도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뒷골목에서는 식인풍습들이 남아 있었거든.

이것은 중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었었어.

사람들을 죽여 인육으로 만두를 만들었다는 것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하는 문헌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 같은 일이 사실인가의 여부를 밝히는데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일을 지금의 내가 원하는가 하는 것을 문제 삼아야해.

이것을 두고 중국인들을 욕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식인 풍습 역시 지탄을 받아야 마땅한 거야.

어디에 그런 일이 있느냐고?

멀리 갈 것도 없어.

우리들의 주위에서 간간히 보이고 있는 태반의 식용 문제를 들 수 있거든.

아이를 낳고 나면 버려지게 되는 산모의 태반이 특정한 병자에게는 특효약이라는 것이 암암리에 알려져 있기에 암거래가 심심찮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식인풍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겠냐는 거야.

어떠니?

알게 모르게 이러한 식인 풍습들은 우리들의 주변에 늘 있어왔음을 알 수 있는 것인데 이 같은 우리들의 잘못들은 제쳐두고 남들의 좋지 않은 점만 들먹여서 우리들에게 어떠한 이득이 있겠냐는 거지.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겠니?

그 시대에는 그 시대가 가지고 있는 생활방식들이 있어 왔고 그것들이 더 이상 우리들이 삶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들은 또 다른 형태의 삶속으로 옮겨 간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말이야.

그러한 과거의 잘못들을 딛고 오늘날의 우리들 인식들을 만들어 왔다는 거지.

이것을 조금 더 현실 속으로 느껴보기 위해서 중국의 인권문제나 북한의 인권문제를 말해볼까?

이들이 우리들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는 말도 되지 않는 인권말살 정책을 펴고 있는 듯이 보이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게만 볼 것이 아니거든.

그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다른 나라사람들이 그러한 말을 쉽게 할 처지가 아니야.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느냐고?

우리나라가 언제 인권문제를 일으켰냐고?

그래?

네가 진정 그렇게 여기고 있다는 말이더냐?

너는 어째서 우리나라가 남의 나라를 침입한 적도 없고 타 국민들의 인권을 짓밟는 짓을 하지 않았다고 여기지?

우리나라가 이라크에 파병을 한 사실을 잊기라도 했다는 거냐?

세계 여러 나라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동조한 것이 어떻게 인권문제와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지?

다들 중국이나 북한의 인권문제를 말하면서 그들 정부의 잔혹성에 대한 말들을 심심찮게 말을 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미국이나 서구 구라파 여러 국가들의 인권문제들은 어떡하겠냐는 말이야.

소위 말하는 선진사회가 저지르고 있는 인권문제는 전혀 문제시 하지 않고 남의 나라의 문제만을 말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냐는 거지.

이러한 일 역시 타 국가들의 인권문제들은 성토하길 즐겨하는 미국이나 서구 구라파 여러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 앞에서는 타국가의 인권이 말살되는 것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거든.

이 같은 일 역시 우리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국민들의 인권만을 보장해 주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국가의 인권까지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겪는 일종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인거지.

내가 오늘 여러 가지 예를 들어 말을 한 것은 절대 어느 특정한 나라를 비난하거나 그들의 잘못을 꼬집자는 말이 아니야.

우리들이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좋지 않다고 여기는 모든 것들을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는 거지.

타인들의 잘못들조차 내 잘못으로 인식이 되어야지 결코 그러한 일들을 나는 하지 않다 여겨서는 곤란하다는 말이거든.

마치 우리들은 절대 그러한 일을 하지 않고 타인들은 야만인이어서 그렇게 한다고 여겨서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야.

우리들이 좀 더 성장하고 싶고 신의 사랑을 느끼고 싶다면 과거의 아픔들을 치유하려는 의지가 필요한 것이지 그러한 상처를 드러내고 파헤쳐서 내가 얼마나 잘하고 네가 얼마나 잘못했나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자 하거였어.

아들아!

언제나 우리들은 성장의 과정 속에서 인식의 여러 단계들을 경험하고 있는데 너는 과연 어느 만큼의 인식을 가지기를 원하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지금 우리들의 눈에 비춰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너를 성장시켜주기 위한 신의 선물이라는 말을 남기고 오늘을 마무리 할까 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