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같지도 않은시
계절.
배가번드
2019. 6. 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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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울음소리 가을을 재촉하고
바쁜 듯 넘어가는 저 태양과 함께 여름은 물러간다.
해는 짧아지고 밤이 길어짐과 함께 가을은 점점 더 깊어지겠지.
들녘은 황금빛, 산천은 짙은녹색, 하늘과 바다는 푸름으로 수놓으며
온 세상에 물감을 풀어놓은듯한 가을,
채색된 삼라만상은 결실을 남기고 퇴색되어가며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태동의 시간,
거친 숨결을 잠재우고 휴식하는 동면의 시간을 우리는 겨울이라 부른다.
잔뜩 웅크린 삼라만상이 기지개를 펼 때
봄은 겨울을 밑거름으로 피어나고
생기의 절정을 향해 달음질친다.
폭포수처럼 작열하는 태양빛에 만물이 목말라할 때,
대지를 적셔주는 빗줄기는 여름이 가져오는 신의 선물,
크나큰 신의축복은 차라리 고통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