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긴여운

인사(人事)는 만사(萬事)

배가번드 2022. 9. 1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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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일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전선을 이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전원지에서 기구나 전등까지 바로 와야 하지만 중간에 끊어서 올 때가 있다는 겁니다.

그럴 때 케이블로 오게 되면 간혹 선색깔이 꼬일 때가 발생합니다.

보통의 경우 녹색을 접지로 쓰지만 케이블은 흰색이나 검은색 중에 골라 쓸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실수로 잘못 연결할 수도 있어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가 없지요.

벽장이 있는 경우 일단 부착이 되고나면 하자보수가 어려울 수도 있어서 큰일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타일작업도 마쳤고 벽장이 달린 상태에서 다시 선을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일입니다.

이럴 때 경험이 많은 이들은 간단하게 선을 바꿔 물려줌으로서 해결할 수 있지만 경험이 없는 이들은 헤매기 마련이지요.

특히 입주가 끝난 상태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을 때면 당황하게 됩니다.

입주자가 빤히 보고 있을 경우에는 더욱 곤란합니다.

사실 선이라는 것은 색깔만 달랐을 뿐 똑같은 구리이기에 바꿔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구분을 짓기 위해 피복의 색을 달리해놓았지만 내용물은 동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접지와 중선 선을 바꿔주면 아주 간단하게 처리가 됩니다.

그러나 상세한 내용을 모르는 입주자들은 기분나빠하며 뭔가 불이익을 당한다 생각할 수도 있지요.

이럴 경우 입주자가 선을 제대로 바꿔 달라 해버리면 대공사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노련한 경험자는 선을 바꿔야할 경우 입주자에게 물 한잔 달라고 해놓고 재빨리 바꿔 물려 버립니다.

입주자가 물을 가지러 간 사이 바꿔놓고 전기가 통하게 만들어 놓으면 누구도 항의하지 않지만 일단 보게 되면 문제를 삼습니다.

제대로 알면 문제 될 것도 없지만 어설프게 알면 나를 힘들게 만드는 동시에 타인도 힘들게 만드는 겁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일부러 골탕을 먹이려 작정하고 달려드는 사람도 있지만 대게의 경우에는 전기가 통하면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이래서 경험은 아주 중요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아주 쉽게 처리할 수도 있고 오히려 일을 크게 키우기도 하는 거지요.

이모든 것은 개인의 인연공덕과 연관이 되어있으며 평소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를 보여줍니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평상시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나 일처리가 매끄럽게 이루어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일을 키우게 됩니다.

이러한 일은 비단 전기 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만사 모든 일에 이런 점은 적용됩니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들은 사람을 뽑을 때 현란한 말솜씨나 기술을 보기보다 사람의 인성을 먼저 봅니다.

과거 삼성창업주가 관상가들을 면접 볼 때 참관시켰다는 말이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닙니다.

사람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성이 묻어나고 목소리에는 그 사람 영혼의 울림이 담겨있습니다.

인생살이에서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일들은 얼굴과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대할 때는 친절해야하며 많이 웃어야합니다.

웃는 낯에 침 뱉는 이가 없다는 말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지요.

내가 웃으면 상대도 웃고 상대가 웃으면 저절로 친절한 행동이 나오는 겁니다.

만약 내가 사람을 뽑는 자리에 있다면 실력 좋은 사람보다는 잘 웃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고 정직한 사람을 뽑습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