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같은 형제자매.
가끔씩 엄지발가락에 피가 비칠 때가 있습니다.
워낙 많이 걷다보니 발에 무리가 갔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피로가 많이 쌓였다는 말이지요.
항상 그렇듯이 이맘때쯤 여름휴가가 주어집니다.
마치 내 몸 상태를 아는 듯 며칠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요.
이렇게 신은 정확하게 안배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순간도 나에게는 신의 뜻이 아닌 적이 없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오는 것도 떠나가는 것도 신의 뜻이며 세상이 멸망하는 것도 신의 뜻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손 놓고 기다리지는 않습니다.
나름의 노력은 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고 결과는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사실 이런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누군가 사업을 함에 있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시련이라 여기며 또다시 노력 할 것인가 신의 뜻이 하지 말라는 것이라 여기며 포기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서 본인의 업력과 연관이 있지요.
자신이 복덕을 많이 쌓아놓았을 경우에는 부단한 노력 끝에 성공을 하겠지만 업장이 많다면 노력을 아무리해도 안 될 겁니다.
이것은 또한 스스로가 정해놓은 인생의 목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영생을 목표로 삼게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선 이상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밥을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지만 그 너머로 올라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거지요.
왜냐하면 본인의 목표가 이 땅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표점을 바꾸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물질적 축복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이 받을 복이 있기 때문이지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나를 말하지만 노력한다고 다될 것 같으면 성공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노력하는 마음도 지혜로운 판단도 신이 주셨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거지요.
그래서 수행자가 돈이 많이 생겼다는 것은 본인의 목표가 달라졌거나 아니면 또 다른 원을 세웠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생에서는 해탈하기 어려우니 돈이나 많이 벌게 해주십사하고 신께 발원(發願)을 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조심해야할 것은 본인이 신과 약속한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과거에 이런 일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명상센터장을 하시던 분이 돈을 벌면 동료수행자들을 위해 센터를 지어주겠다고 공언을 하고 다녔었지요.
10억을 벌면 3억을 내놓겠다던 분이 700만원을 보시 당하자(?) 퇴심을 하고 돈을 돌려받은 후 센터를 떠났던 겁니다.
센터건립을 위해 공사를 하던 도중 돈이 필요해 이분의 돈을 썼던 것인데 강요당했다 생각해서 화가 났던 모양입니다.
그 당시 그분의 재정상태가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만큼 괜찮았었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분이 중풍으로 심하게 고생하다 돌아가셨지요.
자신이 영생과 해탈을 목표로 수행을 하는 것인지 수행을 해서 돈을 많이 벌기위해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던 탓이라 생각합니다.
진정 해탈이 목표라고 한다면 그깟 돈이 무슨 대순가 말입니다.
그것도 다른데 쓴 것도 아니고 동료수행자들의 아쉬람을 짓기 위해 쓰인 돈을 아까워했다는 것은 본인의 수행 관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수행자들은 발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발원은 신과의 또 다른 약속인데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면 결과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약속하나는 칼같이 지킵니다.
일단 내입에서 말이 나간이상 그것은 법과도 같습니다.
나와 약속을 한사람은 단순한 육신이 아니라 신을 담고 있는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약속을 파기하지 않는 이상 나와의 약속은 언제나 유효합니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칼자루가 쥐어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휘두르는 칼이 하늘의 뜻에 부합하면 내목을 칠 것이고 정의롭지 못하면 스스로를 칠 것입니다.
아직까지 내목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내가 불의하게 살지는 않았나봅니다.
그런 면에서 나와 인연을 이어가는 모든 분들도 정의롭다 하겠습니다.
우리가 화합하지 않고 교통하지 않는다면 인연이 끊어졌을 것이며 내손을 놓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다 같은 형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