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같지도 않은시

그대 수행자여!(1)

배가번드 2022. 11. 16.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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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수행자여!

 

길을 찾으시오?

 

 

길을 몰라 경험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았거든

 

열심히 앞만 보고가시요.

 

 

의심 않고 가다 보면 길을 발견할 것이오.

 

 

누군가 옆에서 뭐라 해도 상관도 말며

신경도 쓰지 말고 가시오.

 

 

다른 사람의 길까지

그대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오.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인생길이 따로 있지 않겠소?

 

 

누군가 그대에게 길 잃은 사람들을 구원해야 한다고 말하거든

 

그 사람으로부터 멀어지시오.

 

 

그는 잘못된 길로 그대를 인도하는 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오.

 

 

하지만 권할 수는 있을 것이요.

 

 

그가 행여 다칠까 염려되거든 부드러운 소리로 권해 보긴 하되

 

결코 그 길로 걸어가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협박은 하지 마시오.

 

 

 

그대 수행자여!

 

 

사막 같은 수행 길을 걷다 보면

오아시스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오.

 

 

그렇더라도 다른 이가 사막 속을 헤맨다고 걱정하지 마시요.

 

 

그는 목마름을 스스로 즐기고 있을 수가 있다오.

 

 

내가 오아시스에서 목욕을 하고 목마름을 해소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듯이

 

그 또한 사막의 뜨거운 태양빛을 즐기고 있으며

 

발바닥을 태우는 것 같은 고통을 즐겨 할지도 모른다오.

 

 

왜 그런가하고 따지듯이 묻지는 마시요.

 

 

내가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그대의 천국이 다른 이에게는 지옥이 될 수도 있고

 

또한 그대가 느끼는 지옥의 고통이 다른 이에게는

 

천국의 지복(至福) ()을 느끼게도 한다는 것이오.

 

 

다만 중요한 것은 다른 누구의 고통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신께 감사하고 스스로 즐기는 일이라오.

 

 

 

그대 수행자여!

 

 

그대 눈에 무엇인가가 모자란다는 것이 보이거든

 

그것이 진정한 오아시스가 아니라

 

신기루라는 것을 알고 황급히 그리로 부터 벗어나시오.

 

 

내 자신의 안위보다 다른 이의 안위가 걱정이 되거나

 

다른 이의 걸음걸이가 올바르지 않다 여겨지거든

 

우선당장 그 같은 걸음걸이를 그대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오.

 

 

상대방은 내 눈에 비치는 신기루와 같아서 마법같이

 

나의 잘못된 걸음걸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오.

 

 

어느 날 내 눈에 다른 이들의 잘못이 보이지 않고

 

모든 것들이 있는 자리에서 완벽해보이거든

 

그때서야 그대 목적지에 다다른 것을 알게 될 거요.

 

 

그때는 비로소 자신이 걸어온 길을 스스로 만들어왔다는 것을 보게 되고

 

그 같은 일을 돕기 위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였음을 알게 될 것이며

 

언제나 그들은 나의 또 다른 분신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오.

 

 

그때는 드넓은 우주가 당신 품에 안기리다.

 

 

200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