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태국에 도착하였을 때 처음 내게 다가온 느낌은 무척 덥구나 하는 거였어.
북경에서는 추워서 잔뜩 끼어 입고 있던 옷들이 이제는 거추장스러운 것을 넘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불쾌감을 가져다주고 있었지.
화장실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공항로비에 나왔을 때 예상과는 달리 동수들의 모습들이 보이지 않고 있었어.
새벽시간이어서 다들 철수를 했나보다 싶어 내심으로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는데 짐을 한곳에 모아두고 동수들의 흔적을 찾아보았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스승님의 사진이 보이더구나.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보니 사람은 보이지가 않았고 사진아래 영어와 한국어로 된 설명서가 보이고 있었어.
간단한 지시사항들이 적혀 있었는데 아마도 우리처럼 길을 헤매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련해 놓은 것 같았지.
근처에 우리들을 맞이하는 워킹 팀들이 있을 거라 여기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같이 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많았던지 다른 출구 쪽에 가보니 동수들이 보이는 거야.
다들 한쪽에 모여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행사의 진행을 맡고 있는 워킹 팀들과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어.
영어를 할 줄 아는 이들도 있긴 했지만 서로의 실력이 상대방의 실력까지 커버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도무지 말귀를 못 알아듣고 있더구나.
내 실력이 아주 뛰어나면 다른 이들의 잘못까지도 포용하고 이해를 해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알아듣기는 해도 다른 이를 설득하기는 힘든 법이거든.
이래서 수준이라는 말이 있겠지만 다들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더딘 일이 더욱 어렵게 진행이 되고 있었던 거지.
사실 이러한 일들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였지만 좀 더 빠른 일처리를 하기위해서 서로가 역할을 분담해야만 했던 거야.
동수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에 우리들이 도착하였고 중국어가 자유로운 사저의 출현으로 일처리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하였어.
그런데 이렇게 일처리가 빠르게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몇몇 분은 신분 확인이 되지 않아 애를 먹는 분들이 있었지.
우선 당장은 우리 일행인 처형이 확인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국적은 중국인인데 신청은 한국으로 해놓았으니 확인절차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거든.
이미 출발 전 한국에 연락을 취해 놓기는 했지만 연락인의 확인을 받아야 하는지라 과정이 필요했던 거지.
우선 당장은 모인 사람들의 일부를 차를 태워 행사장으로 출발을 시켜놓고 몇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는데 다들 10 여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라 지쳐가고 있을 무렵이었어.
자꾸만 내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을 시켜오는 사형한분이 계셨는데 벌써 몇 시간째 자신의 얘기를 나에게 쏟아 붓고 있었지.
입문을 한지 겨우 한 달이 넘었다는 그분은 그야말로 대단한 인생을 사신분이더구나.
어찌 보면 나와 비슷한 삶을 사신 분이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무려 20년이 넘도록 사신분이셨어.
합판공장의 공장장을 하신 세월만도 오래였는데 덩치도 우람한데다 성격도 거침없이 활달하신 것이 큰 회사를 맡겨도 잘해 내실 분 같았지.
공항에서 이분을 만나게 된 것은 어쩌면 신의 정확한 안배인 것 같았는데 그 당시는 그분이나 나나 그렇게 느끼진 않고 있었어.
단지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는 기운을 느꼈다고 해야 보다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아.
아마도 그분이나 내가 과거의 막살아온 인생으로 따지자면 호형호제할 사이란 것을 서로가 알아보았지 않았을까 싶어.
아닌 게 아니라 그분이 나에게 자신의 과거를 말할 때는 신이 나서 눈에 빛을 발하였는데 마치 그 옛날로 돌아가는 것 같더구나.
그때당시 인도네시아는 내전을 겪고 있던 국가여서 모든 지휘체계가 군의 통솔아래 있었고 이분은 그 지역의 사령관이라 할 수 있는 대령과의 친분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였던 모양이었어.
그분 말씀에 따르면 장가를 무려 3번이나 갔다고 하였고 그럴 때마다 그 마을 전체를 상대로 잔치를 벌이고 온 마을 사람들을 풍족하게 먹였다고 했으니 오죽했겠니?
한국에 부인은 멀쩡히 놓아두고 정식결혼을 3번이나 했다고 하였는데 대단하기도 하였지만 이분은 그러한 사실에 가슴 아파 하시더구나.
마치 유언을 하듯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셨는데 다른 것들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딱 두 가지가 마음에 걸린다고 하였는데 첫 번째로 부인에게 몹쓸 짓을 많이 하였다고 하셨어.
다른 한 가지는 무엇이었냐고?
그것은 말이야.
그분의 아드님에게 사준 아파트가 집값이 폭락되는 바람에 빚을 넘겨준 꼴이 된 것을 염려하시더구나.
팔수도 없이 가격만 떨어지는 바람에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아들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셨어.
이 세상을 즐기며 살 때는 이모든 세상이 자신의 것인 마냥 큰소리치며 살다가 막상 인생의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하자 돌연 인생무상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그때부터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는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 거야.
입문을 하고 상담을 하는 시간 관음 사자께 자신의 입문동기를 말씀드리자 상담을 맡으신 관음 사자가 놀리듯이 말씀을 하시더래.
"이제 다 털어먹고 갈 데가 없어서 왔지?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막바지에 몰리니까 갈 데는 한곳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마치 놀리듯이 말씀하시는 관음사자의 말씀에 불통 대듯이 대답을 하였다더구나.
"안 그라마 내가 말라꼬 왔겠능교?
즐기기도 바쁜 판에 신을 생각할 끼 머 있겠나 말이요?"
서로가 환갑을 넘긴 나이에다가 갑장(甲長)이다 보니 농담 식으로 주고받았다는 대화를 거리낌 없이 나에게 전달해 주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아이 같았어.
이분과는 달리 몇 분은 또 다른 반응들을 보이고 있었는데 각자의 수준대로 불평들을 표현하고 있더구나.
무려 13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결코 장난이 아니어서 다들 힘들어 하였는데 말들을 아끼긴 했으나 그 순간에도 각자의 인식정도가 드러나고 있었지.
어떤 분들은 스승님께서 우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신다 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워킹 팀의 무능함을 성토하였고 출발부터 잘못되었다는 분들도 있었으며 애꿎은 날씨 탓을 하는 분들 또한 있었던 거야.
모르긴 해도 오지 않을 것을 잘못 왔다는 생각을 하신 분들도 꽤 많았으리라 생각해.
어떻게 아냐고?
나 자신이 그 모든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거든.
게다가 나는 오지 않으려 버팅기다 억지로 오게 된 나를 신이 벌을 주시는 거다 생각하기까지 했는걸.
어떤 사저 한분은 얼마나 애를 태웠던지 울기까지 하셨는데 자신의 신분 확인이 안 되는 것이 자신의 업장 때문이라는 자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어.
그러나 그렇게 애타는 심정도 시간이 지나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더구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봄눈이 녹듯이 일시에 해결이 되었는데 이 모든 것들도 완벽한 신의 조화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제는 너도 이골이 났지?
안된다고 여기는 이모든 일들조차 확장된 인식의 장에서는 아주 완벽한 결말을 창출해 낸다는 사실을 말이야.이번 역시 그러했어.
그 자리에서는 당장 어렵고 힘든 순간을 맞이한 듯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문제가 해결이 되었고 정작 파타야 해변에 자리한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또 다른 일로서 골머리를 썩어야 했는데 한고비를 넘어서서 또 다른 언덕을 마주한 꼴이 된 거지.
차라리 공항에서는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기나 했지 이곳은 서류절차가 이루어지는 동안 끝도 없이 기다려야 하는 인내의 시간을 맞이한 거야.
더운 날씨에 다들 짜증스러워하며 기다리는 폼이 너나 할 것 없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때마침 나는 반가운 분들을 만나고 있었어.
이번 선행사에 오도록 결정적인 힘을 나에게 주신 사형식구들과 조우를 하게 된 거지.
따님과 함께 오신 사형 네와 한자리에 여장을 풀어놓고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면서 서로 간에 안부를 주고받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공항에서부터 감지가 되고 있던 부정적인 기운들이 이곳에서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었는데 마치 온몸을 누르는 것같은 압박감이 들더구나.
"도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명상을 하라는 거지?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것 같아.
무슨 장사도 아니고 이게 뭐냔 말이야.
참가비를 내지 않은 것도 아닌데 방도 정해주지 않고 대책도 없이 이러한 대우를 하다니 해도 너무한 것 같아"
이것뿐만이 아니라 스승님을 비난하는 파장까지도 감지가 되고 있었는데 그 모든 기운들이 어우러져 행사장을 휘감고 있었어.
그도 그럴 것이 처음 2만 명의 예상인원이 3만 명 가까이 오게 되자 대책이 어렵게 된 거야.
보통의 경우 선행사라 하면 5천명 안팎이 고작이었는데 이번의 경우는 대륙과 베트남에서 많은 분들이 오게 된 탓에 예상인원을 훨씬 초과했던거지.
그러다보니 행사를 주체하는 워킹 팀에 혼란이 오게 된 것이었고 갑자기 밀려드는 사람들을 수용해야할 방들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어.
그뿐만 아니라 물마저도 부족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며칠 동안 바깥에서 잠을 자면서 물도 아껴 써야만 했으니 그 불편함이 오죽했겠냐 말이야.
아마도 수행자들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항의가 빗발쳤을 테지만 그 모든 것이 수행의 일환이라 여기며 다들 내면의 부정성을 애써 누르며 견디고 있었거든.
그러다보니 그러한 부정적인 기운들이 행사장 곳곳에 만연하고 있었어.
다른 이들은 고사하고라도 우리와 함께 간 사저의 언니부터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었는데 출발을 하기 전에는 갈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함 때문에 갈수만 있어도 좋겠다던 사람이 이제는 한시름 놓아서인지 불평불만을 말하고 있더구나.
처음에는 갈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기도까지 하던 사람이 막상 현지에 도착하여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제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현실의 불편함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었던 거야.
그도 그럴 만은 했는데 다른 국가의 사람과는 달리 중국동수들은 입문 증들이 없어 당장 임시 입문 증을 발급 받아야 하는지라 여기저기 불려가야만 했고 가는 곳마다 통제를 당해야만 했거든.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불평을 터트린 것인데 내가 받아주기는 고사하고 호된 꾸지람을 했어.
이제 겨우 수행에 첫걸음마를 뗀 사람이 그 정도의 어려움조차 참지 못하고 그 모양인가 하며 절대 입 밖에 불평불만을 내놓지 말라고 했던 거야.
그러면서 과거에 있었던 여러 가지 말을 해주었지.
처음 내가 입문을 했을 당시 시후의 산비탈에 텐트를 쳐야 했고 그나마 겨우 겨우 텐트가 완성되었다 싶으면 어느새 장주자가 와서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통에 힘들었던 일과 추위에 떨어가면서 야외명상을 해야 했던 일등을 말해주었더니 그제야 불평하는 마음을 가라앉히더구나.
아들아!
이 같은 일을 우리들은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할 것 같아.
한국의 동수들이 이번 선에서 불편한 점을 많이 당한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중국동수들이 겪는 불편함에 비하면 그나마 좋은 편이었다는 것을 알아야해.
비록 내가 처형에게 면박을 주며 나무라주긴 했다만 실상을 바라보면 그들은 참으로 많은 불편을 감수하며 오신 거였어.
한 달에 수입이 겨우 오백위안(한국 돈 6만 오천 원) 정도인데 불구하고 약 백만원 남짓 들어갈 이번 선 참가는 그들로서는 실로 대단한 일인거야.
심지어 어떤 분들은 집까지 팔아서 오신 분들도 있었거든.
우리들이 과연 그들처럼 그만한 신심이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더구나.
오로지 신을 향한 목마름에 집까지 팔아서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이 봤을 때 한국의 동수들처럼 고작 생활의 불편함을 말한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우습게 여기지 않을까 생각해.
게다가 월남 동수들은 무려 한 달여를 걸어서 오신 분들조차 있었거든.
그래서 내가 처형을 아주 심하게 나무랐던 거야.처형이야 내가 모든 것을 마련해 주어서 온 거였으니 그들만큼 절실하지가 않았고 쉽게 참석할 수 있었음에도 불평을 말했던 만큼 내가 나무랄 수밖에 없었어.
이래서 똑같은 상황도 누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가치를 달리한다고 하는 것 아니겠어?
우리들이 겪었던 곳의 어려움도 하나의 외형적인 일일뿐이었고 그다지 못견딜만한 어려움들은 아니었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충분히 어려운 상황일수도 있기는 했어.
그렇지만 내가 처형을 나무랐던 이유 중에는 더 큰 이유도 있었거든.
그게 도대체 뭔지 궁금하지?
그것은 말이야.
우리들이 그곳에 왜 모였나 하는 근본적인 이유의 상실 때문이었어.
그곳에 우리들이 모인이유가 순전하게 영적인 이유 때문이었는데 그런 가치를 보지 못하는 것을 나무랐던 거지.
한낱 물질적인 불편함 때문에 정작 그곳에서 가져와야할 영적인 결실을 소홀히 하는 것이 내게는 더욱 못마땅했거든.
이것은 정말이지 우리들에게는 중요할 수 있는 문제인데 왜 다들 집까지 팔아서 가는가를 생각해보면 나의 이 같은 말이 이해가 될 거라 생각해.
너도 생각을 해보렴.
우리들이 한생을 온통 바쳐서 수행을 해도 해탈을 얻기가 쉽지가 않으며 한 개의 등급을 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말이지.
그러한데 어찌 그러한 영적인 장소에 가서 좋은 에너지를 받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만 할 것인가 이거였어.
아들아!
이것은 수행자들로서는 무척 중요할 수 있는 것 같으니 잠시 설명을 해보자꾸나.
우리들이 보통 단체 명상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처럼 이러한 선행사는 그이상의 의미가 있는 거야.
언젠가 말을 했지만 촛불하나의 밝기와 수천 개, 수만 개가 되었을 때의 밝기란 비교를 할 수 없는 것이거든.
이러할 때 우주의 에너지가 그곳에 넘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어?
이것은 내가 말을 하지 않더라도 주위 분들이 증명을 해주고 있어.
이번 선을 마치고 돌아가니 참석하지 못한 동수 분들이 말을 하더라는 거야.
참석하고 돌아오신 분들이 완전히 달라져 보인다는 거였어.
이 사실 한 가지만 보더라도 얼마나 좋은 에너지가 그곳에 넘쳐났는지 알만 하지 않겠냐는 거지.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물론 이것은 돈보다 영적인 값어치가 더 낫다는 인식하에서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하지만 우리들이 그곳을 갔던 목적이 영적인데 있었던 만큼 내가 한 말은 진정 진리의 말이 될 수밖에 없었어.
사실 우리들이 물질적인데 초점을 맞추고 살더라도 궁극적인 목표점은 둘이 될 수 없음으로 나의 이 같은 주장은 물질적인데 초점이 맞춰진다 하더라도 사실일수밖에 없거든.
세상 모든 이들이 결국은 돌아갈 때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초점이 물질적인 삶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지 영적인 것이 값어치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야.
다들 물질적인 일들에 초점이 맞춰져서 의미부여를 하다 보니 그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인데 우리 수행자들 역시 아직까지 그러한 물질적인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보니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들었던 거였어.
내가 처형에게 화를 냈던 것도 바로 그러한 물질적인 가치관을 벗어나지 못함을 나무랐던 거지.
사실 처형으로서는 입문을 한지 겨우 2달 밖에 되지 않다보니 그럴 만도 했으리라 여겨져.
여기저기 준비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으니 불평하는 마음이 든 것은 당연할 수 있었고 사람들이 많은 만큼 부정적이 기운이 상당히 많았던 것은 사실이었던 거야.
게다가 이러한 많은 인파가 넘실거리자 온갖 말들이 떠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참으로 재미가 있기도 했어.
그곳에서 만난 한국동수 중에 가까운 몇몇 분들을 만난 자리에서 도대체 몇 명이나 왔을까 물었더니 그 전날까지 등록된 숫자만 6만 명이었는데 그날에는 10만 명을 넘겼다는 말을 하더구나.
워낙 내 눈에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언비어라고 하였어.
이뿐만이 아니었지.
다음날에는 얘기가 더욱 살을 보태어 아직 오지 않고 대기하고 있는 숫자만 10만 명이 더 있다고 하였는데 모두가 모이면 20만 명은 될 거라고도 하였어.
그러한 말을 사실화 시킬 수 있는 말까지 떠돌고 있었는데 급기야 중국의 후진타오 둘째 아들까지 입문을 하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고 연말에는 스승님과 후진타오가 청도에서 회동을 할 예정이라는 말도 있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던 거야.
중국에 사는 나조차도 모르는 일들을 한국의 동수들이 어떻게 알고 있는지 신기한 일이었지만 나 역시 태국을 오게 되면서 겪어 나온 일이 있었는지라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었거든.
되지 않을 일이 되는 바람에 참석했던 만큼 그 같은 일을 보다 사실화 시키고 있었던 거지.
그것이 나중에 유언비어라는 것이 밝혀지긴 했지만 그때까지도 나 역시 그러한 말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었어.
처음 들었던 데다가 내가 겪어 나온 일까지 보태게 되니 나로부터 전해들은 이는 오히려 내가 믿고 있는 사실보다 더욱더 사실화 했을 것이고 그이야기가 결국 메아리가 되어 내게 되돌아 왔을 때는 내가 처음 말을 했던 것보다 더욱 부풀어져서 돌아왔으리라 여겨져.
이것이 이 세상을 미혹의 세계로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어.
그렇지만 아들아!
이러한 유언비어 때문에 속상해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해.
어째서 그러냐고?
유언비어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이 얼마나 막심한데 그러냐고?
딴은 그렇기도 할 거라 여겨지긴 해.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우리가 유언비어라는 것을 하나의 즐길 거리로 만들어 버리면 그러한 말이 우리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 아니겠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즐기면 될 것이 아닌가 말이야.
다들 유언비어가 나쁘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 유언비어로 인해 손해를 봤을 사람들인데 우리들의 행사장에서 난무했던 유언비어로 도대체 누가 손해를 봤지?
누가 금전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냐는 말이거든.
그렇지 않니?
다시 말해서 누군가 유언비어로 인해 손해를 봤을 때 그와 같은 폐해를 단속하고 문제시 여기는 것이지 그다지 심각하게 반응할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야.
그리고 사회적으로 보더라도 유언비어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입는 것이 반드시 유언비어 때문이라기보다 그러한 소식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던 당사자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어.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이용하여 일확천금을 노리려는 욕심에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거지.
이모든 것들이 욕심 때문에 비롯된 것이며 자신이 선택한 정보가 자신에게 피해를 가져왔을 때 그와 같은 말을 유언비어라고 말하는 거다 이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행사장에서 일어난 일은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고 그저 즐기기 위한 오락거리로 삼으면 되는 것이었어.
아들아!
이것은 내가 잠시간 생각해본 일이기도 한데 만약 중국의 동수들이 정말 20만 명이 오게 되고 후진타오의 아들이 입문을 했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내가 하는 채식공장은 대단한 기회를 맞겠구나 싶더구나.
그 당장 내 머리는 급선회하기 시작했어.
이번선이 끝나고 나면 얼른 공장을 재정비하고 동업자를 물색해서 대비를 해야겠구나 싶었던 거지.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채식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아닌가?
온갖 상념들이 내 머리를 어지럽히고 있었는데 이러한 내 생각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일이 실지로 북경에서 일어나고 있기도 했거든.
북경을 여행하는 도중 채식식품을 파는 곳이 있을까 싶어서 인력거꾼에게 물었더니 마침 그 근처의 초시(한국의 마트에 해당)에 있다는 거야.
얼른 달려가 보니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는데 30분 넘게 줄을 서고서야 몇 가지 물품을 구입할 수 있었어.
이러한 일도 있었는지라 그야말로 유언비어에 내가 솔깃해 질수밖에 없었던 거지.
만약 이 같은 일을 내가 사실화 시켜서 크게 사업을 벌이게 되어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일반적인 판단에서는 유언비어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할 거라는 거야.
어떠니?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유언비어의 폐해를 말하게 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어.
이것을 조금 더 현실화시키기 위해 내가 겪어 나온 일에 대비를 해볼까?
출가승 한분이 김치를 팔아주겠다는 말을 한 것을 시발점으로 시작된 내 중국행이 어찌 보면 하나의 유언비어를 사실로 들었기 때문이라 여길 수도 있지 않겠어?
그리고 내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나에게 투자를 해주신 동수들도 유언비어의 피해자 일수도 있는 것이고 말이야.
내가 아무리 사실을 말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지 못하고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것이 유언비어가 되는 것이다 이 말이거든.
처음 내가 중국을 들어오게 된 것이 바로 이러한 유언비어 탓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을 나는 유언비어라고 여기지도 않고 있으며 그러한 말을 한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원망하지 않아.
앞서 말했지?
그들이 내 장엄한 해탈을 위한 여정을 마련하기위해 그러한 역할들을 하셨기에 그들 모두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부처님들이라고 말이야.
내가 그분들의 말을 듣고 혹은 장담을 하는 말에 솔깃해서 왔다고 여긴다면 그들을 원망하겠지만 그러한 말을 듣고 실행에 옮긴이가 내재한 신이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시각을 달리해야 하지 않겠니?
내가 하는 모든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이 신이 하시는 것이 될 때 그 누구를 원망할 수 있으며 유언비어를 퍼트린 사람조차 원망할 수 있겠냐는 거야.
결국 이렇게 놓고 본다면 유언비어에 휘돌리거나 피해를 입는 일조차 자신이 지혜롭지 못해서이고 내재한 신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에고가 일을 했다는 것을 스스로 밝히는 꼴이 되는 거지.
하지만 아들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이 같은 말이 자신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고 여기고 있으며 다른 이들이 그러한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이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더구나.
나 역시 그러한 과거가 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어.
그 어떤 경우가 내 앞에 놓였고 내가 판단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내재한 신이 나에게 마련해준 신의 선물이라 여기게 된 거야.
비록 그 결과가 지금 당장 좋지 못하다 하더라도 더 먼 장래에는 보다 좋은 결론이 주어질 거라는 거지.
심지어 이미 좋은 결과가 와있는데 불구하고 그러한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정확한 답이 되리라 여겨져.
너도 이제 내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우리들이 물질적인데 초점이 맞춰지면 볼 수 없는 신의 축복이 영적인데 초점이 맞춰지는 순간 나타나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야.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도 우리들은 그 같은 일을 사실화 시키는 훈련 속에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구나.
내경우를 보자면 유언비어라는 것은 있지도 않는 개념이 되겠지만 그곳에 자리한 특정한 몇몇 분들에게는 심각한 일이 되고 있었던 모양이었어.
이일 때문에 나중에는 한국의 모 연락인 이 동수들에게 입단속을 하도록 당부의 협박(?)을 하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도 참으로 말이 많더구나.
자기가 뭔데 입문 증을 뺏는다고 하는 거야 하는 거였지.
이 또한 우리들이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인데 다들 어쩐 일인지 연락인의 자리에만 올라가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말들을 입에 담는지 모를 일이야.
사실 이러한 공지를 하던 사형도 평상시 나와는 아주 가까운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함께 식당에서 일을 한 적도 있었고 함께 연락인 들의 이러한 점들을 성토하기까지 했던 분인데 불구하고 막상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자 구태를 벗지 못하더구나.
어찌 그리도 사회와 닮아있는지 놀라울 정도였어.
그러기에 야당을 하시던 정치 9단들조차 막상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으면 별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는가 보았지.
아마도 이런 연유로 연세가 높으신 많은 분들은 보수여당을 지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누가해도 마찬가지이니 구관이 명관이라는 거야.
이 때문에 스승님께서는 한 가지 법문을 하시더구나.
스승님 책자에도 나오는 말씀이었지만 선행사 기간 중에 다시 한 번 말씀을 하셨는데 바로 한국의 동수들을 겨냥하고 말씀하신 듯 했어.
무슨 말씀이셨냐고?
그것은 말이야.
우리들이 연락인을 수시로 바꾸고자 하는 마음을 보시고 하신 말씀이었어.
어떤 나라에 엄청난 폭정을 하는 왕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왕이 죽지 말게 해달라고 신께 빌더라는 거야.
왜 그런지 살펴보니 원래 이 나라에는 약간의 폭력적인 왕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신께 빌어서 왕을 바꿔달라고 했다는 거지.
그래서 사람들의 바람대로 신은 다른 왕을 주셨는데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욱 못한 폭군이었어.
그러자 사람들은 또다시 바꿔달라고 빌었고 신은 또다시 다른 왕을 보내주셨는데 이번에는 먼젓번보다 더욱 못한 왕이 왔던 거지.
이렇게 반복해서 비는 동안 사람들은 드디어 깨닫게 되었어.
자신들이 바꾸어 달라고 원할 때마다 점점 더 못한 왕이 온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제야 다들 정신을 차리고 이제는 지금의 왕이 죽지 말게 해달라고 빌게 된 거라는 거였어.
아들아!
스승님의 이 말씀은 바로 우리 한국의 현실을 보고 말씀하신 거야.
내가 알기로 지금 한국의 센터는 연락인을 비롯한 집행부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어.
이것은 일반 사회 역시 그러한데 언제나 우리들은 현실에서 어떻게 잘 맞추어 나갈 생각보다는 무조건 바꾸고 보자는 식이거든.
참으로 많은 에너지 소모를 가져오는데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단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갈아치우면 일이 잘되리라 여기고 그렇게 행동하지만 결국 그러한 결과로 인해 다시 마음 아파하는 거지.
이번 역시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거야.
다들 이번은 조금 낫겠지 하고 바꾸어 보지만 실상을 바라보면 엄청나게 실수를 했다고 다들 느끼고 있어.
이것은 지금의 연락인이 못한다거나 잘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누가 하더라도 이러한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거야.
사정이 이러하다고 보면 모든 이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할까?
연락인은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가장 못한 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할 것이고 동수들은 지금의 연락인이 그나마 가장 최고의 연락인 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지 않겠냐는 말이거든.
자신이 스승님으로부터 어떤 직위를 받았다는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그러한 것이 봉사의 기회로 삼지 못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로 인식을 하게 되면 스스로가 다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야해.
과거 내가 알고 있는 많은 연락인들이 그러했는데 이것은 비단 우리들 단체에만 국한될 이야기가 아니야.
세상의 일 역시 이 같은 범주를 넘어서지 않아.
자신의 권력이 영원할 듯, 하지 말아야할 짓들을 서슴없이 행하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 같은 행위가 부메랑이 되어 나를 옭아매는 사슬이 되거든.
이것이 바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무지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일인거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어.
선행사가 열리는 첫날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파타야 해변일대가 시장판을 방불케 되었는데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한국 사람들 찾기가 어려울 정도더구나.
다들 한곳에 짐을 내려놓고 숙소배정을 받기위해 애를 먹고 있었는데 조를 짜서 방 배정을 받기위해서 줄을 서고 있었어.
나는 벌써부터 야외에서 잠을 자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고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있었지만 나중에는 다른 분들을 위해서 할 수 없이 줄을 서야하는 일이 생기더구나.
이제는 방을 배정받지 않고자 하는 것조차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는 거야.
처음 방을 배정받기위해 조를 짤 때 내 이름이 올라가 있었는데 그 명단이 제출이 되었던 만큼 명단에 올라있는 사람들이 하나라도 부족하면 방을 줄 수 없다는 거였어.
이것 또한 수행의 일환으로 여기면 별문제도 될 것이 없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무척이나 어려운 시험이 되고 있었지.
무슨 일을 그따위로 하느냐고 말하면 얼마든지 문제를 삼을 수 있었지만 그것 역시 하나의 재미로 여긴다면 무척 재미있는 일이었거든.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러한 일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더구나.
기다리는 많은 분들은 모두들 각자의 생각들을 열심히 하게 되었는데 대만사람들이 일에 주축임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국가사람들만 먼저 배려한다는 생각도 하였고 한국 사람들이 워낙 따지기 좋아하니까 일부러 한국 사람들만 방배정을 늦게 해준다는 생각까지도 하게 되었어.
하지만 아들아!우리들이 이러한 마음이 들만큼 그 장소가 힘이 들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생각만을 해서는 안 되리라 여겨져.
다소 불편하더라고 스승님의 다 같은 형제자매들이라 여긴다고 한다면 내가 약간 불편한 일을 겪더라도 다른 동수들이 편하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 아니겠니?
다행히 나와 함께 지내던 사형네 식구들과 우리들은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즐겁게 지낼 수 있었고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첫날 해변에서 자면서 명상을 할 때 그야말로 천국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어.
그곳에는 모기도 없었고 사람들도 그다지 많지 않더구나.
다만 새벽녘에 잠시 추운기운을 느끼긴 했지만 깊은 명상 속으로 들어가니 그조차도 느낄 수 없었어.
파타야 해변에서 맞이한 첫날을 그렇게 넘기고 일출과 함께 다음날을 맞이하고 있었으니 오늘은 여기에서 우리의 여정도 쉬었다가 다음날부터 일어난 여러 가지의 일로 다시 만나기로 하자꾸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