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을 놓지 말아주세요.
어떤 수행자가 나에게 하신말씀입니다.
이 말은 26년 전 내가 육신스승께 내면으로 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영혼은 깨어났으나 35년간 살면서 쌓아놓은 업장으로 인해 영육간의 갈등과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을 때 이었지요.
그때껏 쌓아놓은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벗겨지지는 않기에 훈련이 필요했던 겁니다.
장사를 하며 살다보니 사람을 의심하고 경계하는 마음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었고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데 있어서도 순수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지옥을 몇 번이나 경험했어야했고 그때마다 스승의 도움을 받아야했습니다.
이런 일을 통해 스승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갔으며 수행에 매진할 수 있었지요.
이때 늘 마음속으로 스승께 내손을 놓지 말아 달라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은 이런 나를 보고 뭔가를 모른다 말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분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말하며 참스승이 아니라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스승뿐만이 아니라 우리스스로도 부정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배우려는 사람의 마음이 스승의 가르침에 초점이 맞춰져야하는 것인데 스승의 부정적인 면을 들여다본다면 제자의 본분을 망각하는 행위이지요.
이럴 경우 스승을 떠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며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알아야할 것은 세상 어디를 가서 그 어떤 스승을 만나더라도 육신에 초점을 맞추고 부정적인 면을 보게 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자신이 모시는 스승은 다르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육신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이렇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달리표현해서 육신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완전할 수가 없으며 영에 초점을 맞출 때라야 순수할 수가 있으며 절대적 진리에 다가설 수 있는 겁니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만 깨닫는다는 것은 자신의 진아(영혼)를 드러내는 것이지 육신이 영혼과 같아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육신에 담겨있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
그래서 시내산에 올라가 하나님을 만났던 모세가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고 한 겁니다.
깨달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육신을 가지고 있는 이상 완전할 수는 없으며 보통사람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다만 인식의 폭이 한계가 없다는 점과 내면의 영혼이 깨어나 있음을 확실히 인식한다는 거지요.
사실 불성이나 신성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히 들어있는 것이며 단지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불성을 깨닫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인지하고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겁니다.
스스로의 행동에 만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수행자답지 못하다 생각하며 자신은 깨닫지 못했다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자신의 잣대를 들이대며 심판을 내립니다.
이러다보니 늘 반복된 생활을 되풀이 하며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 힘들게 만드는 거지요.
사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본인이 평소 잘못 살아나왔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현명한 판단으로 올바른 생활을 했다 말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나온 탓에 그것이 업장으로 작용하여 지혜안을 가리고 있는 겁니다.
나 역시 이런 과정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해결방법을 말해주고자 하는 거지요.
본인이 깨닫기 위해서는 타인들에 대한 심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타인의 행동에 대해 심판을 내릴 때마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스스로의 잘못을 인식하기를 습관처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밖으로 혼란스러움을 잠재우고 앉는 것이 좌요 스스로의 잘못을 살피는 것이 선이라 말씀하신 육조혜능의 가르침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자신의 교만과 자만, 이기심이 줄어들게 되며 그 빈자리를 겸손으로 채워지게 되는 겁니다.
살아나오는 동안 자신만 위하는 삶을 살았다면 수행을 시작하고부터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야합니다.
이타행을 해야 만 자신이 살아나오는 동안 이기적인 행동으로 쌓아놓은 업장을 씻을 수 있지요.
어떤 이들은 돈이 있어야 타인을 도울 수 있지 않느냐 말하겠지만 돈 없이도 얼마든지 타인을 도울 수 있습니다.
친절을 베푸는 것도 돕는 것이며 하다못해 웃음을 보여주는 것도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타행에 속하며 이모든 행위들을 보시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보시는 법 보시입니다.
사람들에게 영생을 얻도록 만드는 일이야말로 최상의 보시행이지요.
그래서 깨달은 스승을 돕는 일이 가장 빨리 깨닫는 방법이라 말하는 겁니다.
우리가 수행의 길에 들어선 이상 신의 손길은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반드시 시험이 오게 되며 처음 마음먹은 것과는 상반되는 일들이 옵니다.
서두에 말한 대로 어떤 수행자가 나에게 손을 놓지 말아 달라 했지만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주어질 거라는 말입니다.
내가 사업이 망하고 가족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스승의 손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많은 시험이 주어지게 됩니다.
내 외면으로 다가오는 시험을 견딜 수 있고 없고는 본인에게 달렸지만 나 역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말할 수 있습니다.
10년을 수행했는데도 깨닫지 못했다면 방법이 잘못된 것이고 방향을 잘못 잡은 겁니다.
세상을 벗어나고 육신의 감각이 무뎌지고 인간의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깨닫는 것이 아니라 있는 자리에서 완벽을 봐야합니다.
세상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인식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완전해 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아야지요.
이 순간 누군가 내손을 놓지 말아달라는 요청은 그분의 말씀이 아니라 그분의 영혼이 내 영혼에게 말한 거라 생각되며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먼저 손을 놓지 말기를 바라며 내미는 내손을 뿌리치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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