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긴여운

구도의 길에도 겨울은 찾아온다.

배가번드 2022. 11. 12.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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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에는 반드시 겨울이 찾아옵니다.

왜냐하면 신앙이 자라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아이가 커나가는 과정과 같아서 누구나 이런 과정을 겪게 됩니다.

자신도 모르게 우울해지며 수행을 해도 진보되는 것 같지도 않으며 하는 일마다 틀어지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들이 떠올라 죽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지요.

이모두가 성장 통으로 그 누구도 피해갈수 없는 일입니다.

수행초보자는 물론 내재한 성령이 드러났다 해도 육신을 입고 있음으로 인해 환경이 급변하면 어김없이 육적인 자아가 혼란을 겪게 되는 겁니다.

세례자 요한까지도 이러한 순간을 맞이할 정도였으니 범부(凡夫)로서는 당연합니다.

성경을 통해 요한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보겠습니다.

요한이 그 제자 중 둘을 불러 주께 보내어 가로되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하라 하매(눅7:19)

요한이 동생의 아내와 결혼한 헤롯을 비난한 죄로 목이 잘리기 직전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두고 기독교인들은 요한보다 예수의 크심을 말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럴 것 같으면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지 않았지요.

그러면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선지자냐 옳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선지자보다도 나은 자니라(눅7:26)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요한보다 큰 이가 없도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저보다 크니라 하시니(눅7:28)

선지자보다 나은 자라 한 것은 요한은 육신너머의 존재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28절에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지극히 작은 자라도 요한보다 크다 한 겁니다.

영의 세계는 시공이 무너진 상태이기에 이렇게 표현한 거지요.

요한은 이미 성령을 깨달아 영생을 보장받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영의 세계를 알고 있고 성령이 드러난 요한조차 죽음을 앞두고 흔들렸다는 사실을 볼 때 우리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예수님역시 극한 상황에 다다르면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성경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가라사대 내 아버지여 만일 할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마26:39)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마26:41)

Watch and pray, that ye enter not into temptation: the spirit indeed is willing, but the flesh is weak.

스스로 하나님과 하나 되었다 선포하셨고 자신이 하나님이라 하시기까지 했는데도 불구하여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겠지만 알고 보면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하나님과 하나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육신을 가진 이로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수행의 겨울을 이겨내라는 뜻이지요.

성령을 드러낸 분조차 육신에 초점이 맞춰지면 한없이 약해질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서 모든 수행자들에게 귀감이 되기 위해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보다시피 41절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있어 기도하라 한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에는 원이라는 부분은 수정이 필요합니다.

육신 깊숙이 자리한 영(성령)은 의지가 굳건하지만(the spirit indeed is willing) 육신이 약하다로 바꿔야한다는 겁니다.

성령이 깨어나 있다 해도 육신이 극한상황에 처해지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수행에 겨울이 찾아오면 누군가에게 의지할 필요가 있으며 서로가 힘이 되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소울 메이트가 이럴 때 필요합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서로 사랑하라 한 겁니다.

이런 이유로 이해와 용서는 서로에게 필요하며 자신에게도 필요한 거지요.

아무리 과거에 잘못했더라도 스스로를 용서하며 현재의 잘못은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할 수 있고 해야만 합니다.

인생의 목적지가 땅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는 이 에게 이 같은 일은 사명이자 운명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