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콩나물들이 나를 올려다본다.
수백 개의 콩나물 대가리와 꽁지들을
언제모두 처리하나 생각하면
콩나물들은 나에게 부담스러운 일감이다.
그러나 나는 생각하고 또한 행동한다.
내 앞에는 오로지 단 한 개의 콩나물만이 있다고….
콩나물 하나만 끝나고 나면
자유로울 수 있다 여기며
콩나물 하나를 들고 다듬기 시작한다.
하나를 끝내고 나면
또다시 시작한다.
콩나물 하나의 대가리와 꽁지를 다듬게 되면
나는 자유롭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반복하는 동안
내 앞에는 단 하나의 콩나물만이 존재한다.
이렇게 시작과 끝마침이 연속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우주의 순환이라는 사실이
소리도 없이 콩나물위에 내려앉는다.
'시같지도 않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상(天上)의 음류(音流). (0) | 2022.11.17 |
---|---|
그대 수행자여!(1) (0) | 2022.11.16 |
용서. (0) | 2022.11.14 |
갈망(渴望). (0) | 2022.11.13 |
순간은 영원(永遠)하다. (0) | 2022.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