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대구에서 아픈 가슴의 여인을 제대로 달래주지도 못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했기에 서울로 올라가고 있었어.
황간을 지날 무렵 중앙센터를 가보기로 했던 것은 장주자들을 보고 싶었다기보다 센터입구에 집을 짓고 사시는 S동수님을 만나 뵙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판문점 미군막사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던 H사형과 만나기로 했거든.
그곳에서 차를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어.
그때가 장주자들중 상당수가 00마마에게로 간 뒤였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었고 자연스레 거기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었지.
그 동수님의 말씀으로는 아직도 00마마 사건이 완전하게 종결되지는 않았다는 말씀이셨는데 이분의 말씀이 나와 생각이 같아서 내가 관심을 보였던 것이 아니라 이분은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어.
이분의 원래 직업이 국가의 정보를 담당하는 곳이었고 그곳에서도 실무책임을 맡고 계시던 분이셨으며 그 당시까지도 미국의 CIA와 구소련의 KGB같은 정보국들과도 연락을 주고받고 계셨기에 우리같이 작은 단체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보고자 한다면 그야말로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이었거든.
그리고 00마마사건 때 대만으로 입문식을 하러 갔던 사람들의 명단을 이분이 고스란히 가지고 계셨다 이 말이야.
몇 번인가 나에게 그 사람들이 누구라는 것을 말씀하시고 싶은 것을 참는 것 같았지만 나 역시 알고자 하지는 않았어.
알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누구인지를 알게 되면 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던 사람을 볼 때마다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을 내가 가지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지.
거짓말을 한 당사자가 스스로 밝히기 전까지 내가 밝히기 싫었던 것이고 원래 참회란 자신의 내면에서 이루어져야지 강제로 참회를 시킨다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거든.
그분의 말씀으로는 00마마 사건 말고 또 다른 사건 한 가지를 말씀하셨는데 일단의 동수들이 중국으로 갔다는 거였어.
그들은 00마마와는 또 다른 이유로 중국을 갔는데 누군가 명상 중에 한반도가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는 비전을 봤다는 것이었고 이 같은 말을 듣게 된 몇 분의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여 중국으로 피신을 갔다는 거야.
이일로 동수들이 말이 많았지만 여기에는 참으로 많은 수행의 비밀이 들어있었지.
많은 동수들이 이분들의 행위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많이 하고 실지로 몇 분은 센터를 떠나기도 했으며 누구는 참회문을 써야만 하는 등의 일들을 겪어야 했는데 이 같은 일로도 같은 수행자라해도 공부가 같지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이분들 때문에 많은 공부를 하였어.
이사건의 발단이 된 사람은 L사저였는데 이분은 지난번에도 잠시언급을 했듯이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능력을 타고난 분으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의 일들을 보는 분이었거든.
이분이 명상 중에 전쟁이 일어나는 비전을 보았고 그 같은 일을 부산의 채식식당에서 일을 하던 다른 분에게 말을 함으로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거지.
이 말을 처음으로 전해 들었을 때 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일을 하던 K사저는 긴가민가하다가 함께 명상을 해본결과 똑 같은 비전을 보았던 거야.
자신의 눈으로 그 같은 일을 직접 보고나니 남들에게 말을 하지 않으면 많은 이들이 다칠지도 모른다 생각하게 되었는데 말을 하면 미친년 소리를 듣게 되는 지라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었어.
결국 미친년소리를 듣는 한이 있어도 그 같은 말을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길이라 여긴 K사저는 다른 동수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여기에 동조를 한 몇몇 사람들이 중국으로 피난을 가기에 이르렀던 거지.
이분들이 중국으로 간 시기와 한국에서 00마마가 일어난 시기가 일치가 되다보니 처음에는 그들과 연관을 지어서 생각을 했고 같은 부류인줄 알았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전혀 다른 별개의 일이었어.
하지만 아들아!
별개이면서도 연관이 있었고 그 같은 일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 개인의 수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이일이 있고난 먼 훗날에야 밝혀졌거든.
나중에 이 같을 일의 연관성을 또다시 얘기할 시기가 올듯하니 우선은 이일이 무엇 때문에 일어나게 되었나를 좀 더 심도 있게 파헤쳐 보자꾸나.
사실 이러한 일 역시 명상을 하다 보니 일어나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스승님께서 수없이 많은 등급이 있다고 말씀하셨던 그런 등급의 한 가지가 밖으로 표현 되어 나온 거였어.
우리 인간들의 몸에는 많은 차크라(에너지가 모이는 중심) 가 있고 그러한 센터가 열리는 것을 소주천이 열렸다고 하거나 대주천이 열린다는 등의 표현들을 하는데 이마에 있는 제3의 눈을 여는 것을 지혜안을 연다고 하거든.
어떤 분들은 영안을 연다고도 하는데 다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일 뿐이야.
이런 여러 가지의 차크라를 건드리게 되면 자신들도 모르게 어떤 영적인 체험들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체험을 L사저가 한 것이었고 그것을 K사저도 보게 된 거였지.
같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같은 비전을 보게 되었나 하는 것은 두 사람이 한 목적을 가지고 똑같이 명상을 했기 때문인데 라디오 주파수를 연상해보면 이 같은 일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
물론 이분들처럼 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웬만큼 수련을 하지 않고서는 이 같은 비전을 볼 수도 없고 본다 해도 낮은 차원의 일들만 볼 수 있을 뿐이지.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L사저가 아카식 기록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미래라는 것이 어떤 제한된 시공영역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영역이 넓고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야.
게다가 우리가 갈 길은 수없이 많은 갈래가 놓여 있거든.
선택의 폭이 무궁무진하다는 말이지.
다시 말하자면 이분들이 본 비전이 잘못 보았다기보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넓은 공간에서 특정한 한 부분을 선택해서 본 것에 불과했다 이 말이야.
아들아!
너는 내 말이 이해되는가 모르겠구나.
이 말은 쉬운 것 같지만 쉬운 말이 아닌데 내가 너무 쉽게 말을 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고 네가 제대로 이해를 할지 심히 염려스러워.
전에 내가 이러한 일을 컴퓨터게임에 비유해서 한 것 같은데 기억이 날래나 모르겠구나.
바로 그와 같다고 보면 보다 설명이 수월해지고 이해가 빨리 되리라 여겨져.
그러니까 내 말은 앞으로 벌어질 미래라는 것이 한 가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여러 가지의 길들이 미리 준비되고 펼쳐져 있다는 거야.
그러한 여러 갈래의 길을 그 사저들이 미리 들어가 본 것이 그러한 해프닝이 벌어지게 만들었던 것이고…
다시 말해서 우리가 어떤 미래의 일을 하고자 마음을 먹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이미 우주공간에서 일어날 일들이 쫙 펼쳐지고 있다 이 말이거든.
어때?
이제는 이해가 되었지?
바로 이러한 연유로 그렇게 많은 무속인 들이 미래를 100%점치진 못하는 거야.
흔히들 노스트라다무스나 성경의 요한계시록을 예로 들어 그 같은 미래를 점치는 일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도 어느 일정한 부분이 맞아 들어간 것만 인용해서 말을 했을 뿐 전체적으로 모두를 맞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 그 예언이라는 것도 상징적인 것이라 일이 발생하고 나면 끼어 맞추기 식의 해석을 하는 것에 불과해.
그 당시에 사저들이 보았다는 미래의 한반도비전이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불과 얼마 전 내가 이곳 중국을 처음 들어 올 때만해도 전쟁이 곧 일어날 것처럼 위기감이 조성되었던 것이 사실이었어.
우리공장 앞으로 야밤에 장갑차들이 줄지어 압록강 인근 쪽으로 이동하는 것도 목격하였고 한국에서는 주한 미군들 가족들을 아무도 모르게 대피시키는 훈련까지 했다고 하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일이었다 이 말이지.
그러한 점을 보더라도 그들이 전혀 근거 없이 본 것은 아니라는 것이고 그러한 것들이 이미 준비가 된 지구의 운명이라는 거야.
모든 가능성이 가능성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마련된 선택의 순간들을 맞이하고 있어.
우리 인간들이 어떤 마음상태로 진행시켜나가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한 우주의 법칙인거야.
다만 그분들이 그때당시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았던 것이 한반도의 유일한 미래상으로 인식을 하였기에 그와 같이 피난을 갔던 거지.
하지만 그분들 역시 자신들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여겨지는 것이 그분들이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을 미리 말을 해줌으로 인해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일조를 한 것은 사실이지 아닐까해.
본인들에게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말이야.
그때 당시도 그러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다들 중국으로 갔다가 몇 달이 지나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다시 돌아와야만 했고 그 같은 해프닝을 벌이게 된 잘못으로 참회문을 써야만 했으며 어떤 분들은 아예 센터를 떠나는 일이 발생하였으니 어떤 일에도 인과의 법칙은 적용이 되고 있는가 보았어.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 이유가 그분들이 그러한 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쪽으로 초점을 맞춘 수행을 했기 때문이거든.
어떻게 보면 크나큰 장애가 생긴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분들이 해야만 하는 어떤 역할 때문에 그러한 상태로 이 세상을 살아가기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생각해.
이분들 개인의 발전과 수행을 보자면 아주 힘든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석가모니 부처님 생존당시 신통이 너무나 뛰어났던 목건련이 결국 신통으로 이 세상을 마감하게 되는 것을 봄으로써 이분들과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져.
그래서 불가에서는 어떤 경지가 오게 되면 경계를 게을리 하지말길 당부하고 있고 인정을 하지 말라고 하는 거지.
그 말은 어떤 경지에도 머물지 말라는 소리인데 일단 어떤 경지를 보게 되면 그 같은 경지에 빠질 가능성이 너무나 높아서 깨달은 스승이 가르쳐주거나 구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그리로 부터 헤어 날수가 없는 것이거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스승을 따르고 있는 그들이 그리로 부터 빠져 나오지 못했냐고?
아들아!
너는 참으로 적당한 순간에 아주 적당한 물음을 적당하게도 하는구나.
그것이 바로 에고 때문이었다 이 말이야.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에고 때문에 스승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그러한 경지에 빠져 버린 거지.
이미 자신이 최고인데 누구의 도움이 필요하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에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다고 여겨서 스승님께서 하신말씀이 귀에 들어오질 않게 된다 이 말이거든.
실지로 L사저는 나의 이 같은 말을 증명할 수 있는 일을 경험하기도 했어.
이분이 95년 처음으로 입문을 했을 당시 스승님께서는 어떻게 아셨는지 이분을 따로 불렀다는 거야.
스승님 주위에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시면서 모종의 일을 부탁하였던 것인데 이것이 이분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어 버린 것이었어.
스승님으로서는 이분이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이미 알고 계셨기에 도움을 청했던 것이고 그러한 일을 사저는 스승님조차 자신에게 부탁할 정도라는 것을 내세우게 된 거다 이거지.
스승님께서 부탁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저가 스승님보다 능력이 뛰어난 것이 마지않느냐고?
아들아!
너는 어떻게 그렇게나 똑똑하고 계산적인지 모르겠구나.
너의 그 빠른 계산법에 놀랄 지경이긴 한데 거기에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할 사실이 있어.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고정적인 관념에 사로잡혀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해.
사람들은 모두가 신이라면이라고 말하면서 거기에 자신의 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니?
다시 말해서 깨달은 스승이라면 왜 그분에게 부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한다는 거지.
이 같은 일을 설명하기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신이라는 정의부터 제대로 내려야 할 거라 여겨져.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이라면 모든 것을 알아야만 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같은 말이 사실이긴 하지만 사실이 아니기도 해.
무슨 그런 만두 배터지는 소리를 하느냐고?
네가 내 말을 듣고 말도 되지 않는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어.
신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조차 모르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할 필요가 있는데 그 같은 이유는 우리역시 신이기 때문이야.
다시 말해서 신이 완벽한 신이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을 위해서 모든 일을 해주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고 신조차 모든 것을 알고 있어도 안 된다는 거지.
너도 생각을 해보렴.
만약 네가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칠 때 모든 정답을 알고 있다면 공부할 필요도 시험 칠 필요도 없지 않겠냐 이거야.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으로 해야만 알려고 노력도 하고 시험도 칠 수 있는 것이며 나중에 모든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이 말이거든.
사실 신이 모르고 있는 일이 있을 수가 없기에 모른척하는 것이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말하는 개념 속의 신과 내가 지금 표현하고자 하는 신은 범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야.
만약 우리가 신이라면 왜 이다지 골치 아프고 힘들게 살 필요가 있느냐고?
그것은 말이다.
네가 네 스스로 에게 물어야 할 사항인 것 같구나.
나는 해답을 찾았냐고?
그래!
나는 우리가 이토록 힘들게 살아가는 목적이 힘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이고 지옥의 고통을 맛보는 것이 지옥이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고 이모든 것을 우리가 스스로 원해서 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 또한 알았어.
이 같은 말을 내가 아주 쉽게 말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일을 제대로 인식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네가 알아야 해.
내가 말한 대로 힘들어도 힘든 것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그럼!
네 말이 맞고말고!
하지만 과연 네가 어떤 상황이 도래했을 때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가 아닐까 해.
지옥의 고통 속에서도 그러한 말을 인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말이 제대로 인식되어졌다 할 것이 아니겠니?
사람들은 책을 보거나 남의 말을 듣고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단정 짓지만 그 같은 것은 사과가 맛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고 사과를 먹어보길 권유하는 말에 불과한 것이란 것을 알 필요가 있어.
결국 자신이 사과를 먹어봐야 하고 그렇게 먹는 행위를 우리는 수행을 한다 말하는 거야.
꼭 명상이나 체계적인 수행을 하지 않아도 그 같은 일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론 그 말은 맞지만 보다 쉽고 안정적으로 사과 맛을 보기위해서는 체계적이고 보다 안전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거야.
앞에서도 봤지만 수행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 일의 연속인지 몰라.
물론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은 사실이고 아무도 간섭할 수도 간섭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
다만 언제나 내가 말하듯이 동쪽으로 가면 동쪽의 경치가 서쪽으로 향하면 서쪽의 경치가 기다리고 있고 대구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부고속도로를 가거나 서울역에서 대구행 열차를 타야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아.
우리가 앞에서도 많은 말을 했지만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신으로 회귀하기위한 여정 중이라 했고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길이 널려 있다고도 했지만 길이라는 것이 반드시 바른길만 있는 것은 아니야.
거기에는 거꾸로 가는 길도 있고 돌아서 가는 길도 있으며 빠른 길도 있고 지름길도 있는 것이지.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말을 해.
누구나 가고 있는 이 길을 인식만하지 못하고 있을 뿐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지만 아들아!
걸어서 혹은 돌아서 가는 길은 너무나 험하고 멀다는 것을 알아야 해.
사람들은 누구나 빠르고 손쉬운 길을 선택해서 목적지에 도달하고자 하지 않니?
예를 들어서 서울을 출발하여 대구로 가는 길을 가장 빨리 가려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를 텐데 그러한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기에 맞는 행동이 요구된다 이 말이지.
비행기를 타기위해서 갖추어야 할 행동요령이 있다 이 말이거든.
또한 이 같은 이유로 기차나 고속버스 또는 자가용 등의 여러 가지 선택사양에 따른 특성들이 있음은 물론이야.
자가용의 경우는 편리하긴 해도 경비가 많이 들고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하니 위험부담이 당연히 크다 이 말이지.
빠른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고속열차를 이용하기위해서는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데 술을 마신다거나 담배를 피운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못하게 되어있거든.
이 같은 일역시도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마련되어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것이 불편하여서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걸어서 가거나 자신의 자가용을 이용한다 이 말이지.
사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걸어서 대구로 향하고 있거나 자신의 자가용을 운전해서 가고 있다고 보면 아주 적당한 인생여정의 비유가 될 거라 생각해.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나는 빠른 선택을 해야겠어!” 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세상놀이가 필요하지 않은 분이라고 보면 될 것이고 혹 누구는 “조금 더 놀다 가는 길을 선택하겠어!” 라고 한다면 그분은 아직도 세상놀이가 재미가 있다고 보면 아주 정확하다는 거지.
그러나 아들아!
여기에서 말할 때는 아주 잠깐인 것 같지만 이 우주는 참으로 넓다는 것을 알아야 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미리 말씀하셨지만 수억 겁을 윤회해도 깨달음을 얻을까말까 하다는 말씀은 해탈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말씀이었지 서울서 대구 가는 것처럼 간단한 여정을 말씀하신 것은 아니야.
누군가 도저히 더 이상 이 세상사는 일에 의미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이 순간 바로 수행의 길을 선택해야만 해.
이러한 말도 그냥 흘려버릴 수도 있고 그 역시도 자신의 고유한 선택임은 틀림이 없으니 어디까지나 선택 사양이고 권유하는 것 일뿐이라는 것을 말하며 수행을 권유하는 말을 마치도록 해.
스승님께서 L사저에게 부탁을 했던 일을 설명하다가 이야기가 옆길로 나온듯하니 다시 한 번 그 자리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꾸나.
우리가 왜 스승님께서 사저에게 부탁했나를 알아보기 위해서 신을 알아야 한다고 했던 이유가 모두가 신이기 위해서라는 말을 한 것은 다시 말해서 각자가 신의 다른 표현을 맡아서 한다는 것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야.
한마디로 각자가 맡은바 임무가 따로 있기 때문으로 스승님은 스승으로서의 역할이 있었고 L사저는 사저대로의 역할이 있었다 이 말이거든.
여기에는 높고 낮은 것은 없고 다만 역할만이 존재할 뿐이지.
선생이 있으니 제자가 있고 연사가 있으니 청중이 있으며 위가 있어서 아래가 존재하며 좌가 있어 우가 존재한다 이 말이야.
이것을 제한된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분별을 하였지만 자신이 진정 깨달았다면 이 같은 높낮이는 없어야 하고 맡은바 역할에 보다 충실하였지 않을까 해.
이분의 능력이 필요하셔서 스승님이 부탁을 하신 것을 훗날 나 자신이 확인을 할 기회를 가졌으니 그것은 의심할 바가 없지만 이 같은 일을 스승님이 무엇인가 모자란 점이 있어서 부탁한 것으로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거지.
아무리 깨달은 분이라 해도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영적으로 해야 할 일과 육신으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는 법이거든.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역할이 따로 있는 것이고 말이야.
만약 누군가의 생각처럼 스승님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하신다고 생각한다면 너와 나를 비롯한 다른 모든 세상 사람들은 할일이 없어져서 모두가 죽어야하지 않겠니?
이것이 바로 우리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하도록 신께서 고유의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셨다는 증거지.
모든 일은 스승님의 안배라거나 신의 안배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들 모두의 내면에 존재하는 스승과 신을 말하는 것이고 신성과 불성의 의미이지 육적인 의미의 해석은 아니란 것을 알아야해.
비로 이러한 의미에서 그 사저가 아주 확실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어.
다만 아쉬운 점은 그분이 스스로 스승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점 때문에 우리단체로부터 멀어진 일이야.
이 사건이 있고 난 몇 년 후 나와 또다시 모여서 서로의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오늘은 여기에서 이 사저와의 일을 마무리하도록 해.
정보부에 적을 둔적이 있다던 동수님께서는 이와 같은 일 외에도 센터의 전반적인 일에 대해 무척이나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그 중에서도 또 한 가지 기억에 남을만한 일은 장주자들의 생활상이었어.
이분들이 센터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한 곳에 컨테이너를 조립하여 살고 계셨는데 이분들의 생활을 보자면 옛날 같으면 청백리라 불릴 정도로 소박한 삶을 살고 계셨거든.
정확한 직분은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시장을 전화 한통으로 갈아치울 정도였고 우리 동수들 몰래 정보부의 고위직 간부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으며 미국의 CIA간부까지 수시로 전화안부를 전할 정도 이었으니 그러한 분의 생활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모습이었어.
이렇게 검소하게 지내시는 분들과는 다르게 항시 어렵다고 엄살을 떠는 장주자들은 먹는 것 하나도 아낄 줄 모른다는 거였지.
일례로 과일의 경우 조금만 벌레를 먹었다 싶으면 통째로 버리기 일쑤이고 센터 앞 길 따라 나있는 작은 시냇물에 밥알이 너무나 많이 흘러 내려오더라는 거야.
어떻게 수행자들이 있는 곳에서 그것도 승복을 입고 있는 스님들이 있는 곳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거였어.
일반 스님들 보다 못한 사고방식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수행은 혼자 도맡아 하는 것처럼 행세한다고 말씀하시더구나.
승가에서는 김치로 밥그릇을 깨끗이 씻어서 먹는데 그 같은 일이 밥그릇에 남은 밥찌꺼기조차 남기지 않기 위해서이고 고춧가루하나라도 남김없이 먹기 위해서라고 하니 이같이 낭비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분들이 이렇게 낭비를 하게 된 데는 한 가지 이유가 있었어.
일찍이 스승님께서 부처는 최고의 음식을 먹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상처가 났거나 상한 과일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이와 같은 괴상망측한 일들이 생긴 거였는데 앞에서 내가 말했던 것처럼 개떡같이 말을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찰떡같이 얘기를 했는데 개떡같이 알아들었다 이 말이야.
한마디로 스승님 흉내를 낸 것이었고 참된 뜻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비롯된 거였지.
스승님께서 그같이 말씀하신 이유는 깨달은 부처에게 공양을 드릴 때 잘못 드리게 되어 올수 있는 제자들의 업장을 걱정해서 말씀하신 것이지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흉내 내라고 하신말씀은 아니었는데 장주자들이 잘못 받아들인 탓이었어.
그분의 그와 같은 말씀을 들으면서 참으로 한심하다 못해 앞날이 걱정이 되더구나.
00마마에 가지 않고 중국을 가지 않으며 타단체로 가지만 않았을 뿐 스승님을 힘들게 할 여지는 다분하다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나마 그들이 그렇게라도 그곳을 지켜주어야 동수들이 모여서 단체명상이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어.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눈 끝에 요즘 우리의 근황을 물으시기에 앞에서 우리가 겪었던 판문점의 일을 말씀 드렸고 서울로 향했는데 이일이 있고 얼마 후 파주 미군막사 공사현장에서 연락이 온 거야.
말일까지 모든 밀린 임금을 계산해준다고 해서 가보니 승용차 트렁크에 현금을 잔뜩 싣고 와서는 한 푼도 빠짐없이 나누어 주었는데 모르긴 해도 모처에서 연락이 간 것 같았지.
결국 우리덕분에 다른 분들까지 그 동안 못 받던 임금을 깨끗하게 받게 된 셈이었지만 그들이 어떻게 돈을 주게 되었나 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모르고 우리자신도 확인할 길은 없어.
다만 그럴 수도 있겠거니 생각해.
아들아!
신이 하는 일도 이와 같아서 분명히 그렇지 싶지만 확인할 길은 없고 그러려니 하지만 실제적인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 필요가 있어.
일찍이 달라이 라마께서는 서양 사람들은 신을 규명하려고 하고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하기 때문에 신을 볼 수가 없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그러한 사고방식이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고 말씀하셨거든.
이 말의 뜻은 신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자체가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행위여서 절대 볼 수 없게 된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진리인데 이러한 단순한 사실조차도 단순하게 못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단순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곳에서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에게 휴식을 주자꾸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