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지난 시간 약속한대로 그 아이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을 통해 우리들 인식의 변화를 가져보도록 해.아이를 택시에서 받아 내리면서 내가 날린 멘트는 이러했어.
"오지 말라는데 뭐 하러 와서 사람을 귀찮게 하나. 오지 말라고 하면 안와야지"
이러한 내말을 느낌으로 알아들은 아이는 묵묵히 표정을 굳히고 있었는데 그 모양이 안쓰러워 억지로라도 웃어야겠다 싶더구나.
마음에 없는 행동이긴 하지만 웃어 주었더니 아이의 표정이 약간 풀리는 것 같았어.
이 또한 신의 뜻이 분명한데 두뇌의 습관에 너무나 치중하게 되면 애써 마련한 신의 뜻을 거스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거야.
일이 생성되는 과정 중에 있을 때는 언제나 내 두뇌의 판단에 의존하지만 결과만큼은 언제나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특이한 내 두뇌의 구조상 그들이 오게 된 사실을 신의 뜻이라 받아들이고 있었고 그 자리를 즐기고 있었던 거지.
하지만 그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금방 드러나고 있었어.
다들 식사들을 하고 나서 차를 마실 때였는데 한참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시는 도중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겠니?
갑자기 아이의 몸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더니 사저와 처형이 아이를 향해 합장을 하고 있었어.
차성왕(茶聖王)께서 오셨다는 말을 하면서 좋아들 하는데 사저에게 듣긴 했어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지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구나.
우리가 즐겁게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축하를 해주기 위해서 왔다면서 여러 가지 말을 해주었는데 집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기운을 평가 하고 있었지.
아이의 몸을 통해 들어온 차성왕이 우리 집의 여러 곳을 평가하는 행동을 보자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기 시작하는 거야.
그래서 도저히 참지 못하고 한마디 하게 되었어.
"아니!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거리야.
왜 남의 집 일에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은 거지?
왜 청하지도 않은 집에 와서 이 난리를 피우는가 말이야."
화가 나서 거세게 나무라자 차성왕이 대답을 하더구나.
"시주님께서 화가 나셨다면 죄송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즐겁게들 차를 마시기에 이 자리를 더욱 축복해주고 싶어서 온 거지요.
와서 보니 집안 곳곳에 좋지 않은 기운들이 보이기에 간섭을 하게 되었네요.
싫다면 하지 않을게요.차~성~ 왕~"
이 말을 남기고 아이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 같았어.
이후로 내가 상당히 강도를 높여서 비판을 하였고 그 자리는 아주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게 된 거야.
사저와 처형까지 싸잡아서 비판을 하였는데 무슨 귀신 딱지 같은 짓거리를 하느냐고 욕을 했거든.
안 그래도 지난번 나에게 쫓겨 간 뒤로 부정적인 기운에 시달리던 처형은 언성이 높아지는 내말을 감당하지 못하고 언성을 높여가며 변명을 하였는데 내가 알아듣지 못하게 중국말로 뭐라 하더구나.
느낌상 자신들이 오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라 아이의 몸을 빌려 말을 해준 부처님과 화신 스승님의 말씀을 따라서 왔을 뿐 이라는 것 같았어.그래서 이참에 아주 확실하게 요절을 내야겠다 싶어서 더욱 심하게 몰아쳤지.
"이봐요.
내가 언제 그들을 청했습니까?
부처고 나발이고 언제 오라고 요청을 했나 말 이예요.
전화로 분명 말을 해 주었지 않는가 말입니다.
오지 마세요 하는 말 못 들었어요?"
그리고서는 너무 심하다 싶어서 약간 성질을 누그러뜨리고 차근차근히 말을 했어.
분명하게 오지 말라고 했는데 불구하고 들이닥친 것은 당신들인 만큼 나무라는 나를 원망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이렇게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자 벌써 아이가 울고 있었거든.
게다가 자신이 한 행동은 생각지도 못하고 내 행동만을 문제 삼는 처형의 수준으로서는 내가 하는 말의 뜻을 헤아릴 수조차 없다는 것을 내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던 거야.
저기요.
한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말씀 도중에 죄송하지만 궁금해서 어쩔 수가 없네요.
처음 당신은 이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말씀을 하셨지 않습니까?
어차피 오게 된 결과를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그들에게 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처럼 화를 내서 아이까지 울릴 필요는 없지 않았겠는가 말입니다.
게다가 처형에게도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어서 알아듣도록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말 이예요.
그래?
만약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말이야.내가 하는 일을 네가 해보렴.
모르긴 해도 그다지 쉽지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거야.
그리고 우리들이 한 가지 알아야 할 사실이 있어.언제나 완벽하다는 의미는 내가 화를 내는 사실조차도 완벽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는 사실이지.
지난번 얘기해 주었지?
또 다른 완벽을 말하기 위해 마련된 반작용의 역할을 말이야.
아들아!이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구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 세상으로 끄집어낸다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이지 힘든 것 같아.
아~
지금 이 말을 하는 순간 누군가의 머릿속에 막힌 부분이 뚫어지기 직전의 느낌이 나에게 와 닿고 있어.
그를 위해서 또다시 용기를 내서 노력을 하기로 해.
음~
어떻게 설명을 하는 것이 좋을까?
그래!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처음 택시에서 내려올 때까지, 즉 그들이 내 공장을 오기전까지의 완벽을 위해서 내가 오지 말라고 했던 거라 한다면 그들이 우리공장을 와서 나에게 당해야 했던 일은 또 다른 완벽을 위한 예비동작이라 봐야 할 것 같아.
맞았어.바로 이거야.또한 이일은 이일이 일어난 시점 아래서는 완벽의 완성이기도 하고…….
아니 이것은 또 뭔 말인가요?
완벽을 위한 예비동작이 완벽자체이기도 하다니요.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물론 너는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렴.
내가 처음 오지 말라고 했던 것이 신의 뜻이 맞는다고 가정할 경우 그들이 생각한 것은 내 뜻이 맞기 위한 반작용이 되지 않겠어?
이러하다면 내가 그들이 내말을 어기고 온 것을 나무라는 시점의 상황은 그 시점 자체로서 완벽이라는 말이 되는 거지.
어느 곳에 포커스를 맞추는가에 따라 작용과 반작용은 위치를 바꾸게 된다는 거야.
나에게 심하게 꾸지람을 받기 위해서 그들은 그러한 생각들을 해야 했다는 말도 되거든.
이것은 언제나 그 위치를 바꿀 수 있고 그러한 의미부여의 권리는 그 일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거지.
그날 나는 그들이 온 것을 완벽 자체로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그들이 그러한 완벽을 더 이상 완벽 속에 머물지 않도록 원인 제공을 하고 있었어.
내 집에 왔으면 그저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어야 마땅한 일이었는데 집에 사진이 잘못 걸렸다는 둥 기운이 좋지 않다는 둥 말이 많았던 거야.
이것을 그저 기분 좋게 여겨주면 되지 하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그날 화를 내게 되었는데 그 아이에게 보다는 사저와 처형에게 화를 냈던 것 같아.
내가 그들을 무조건 반대를 했더라면 아마도 사저를 그곳에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들의 일을 극구 만류했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들의 일을 찬성하는 쪽이었거든.
아이를 통해 위로를 받아야 할 영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아는지라 내 생활이 불편함에도 참고서 사저를 보내곤 했던 거지.
그러나 나에게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기에 내가 화를 낸 거였어.
솔직히 내 에고가 상처를 받은 거라 생각해.
사저와 처형이 나를 시험하기 위해 그 자리를 마련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에 엄청나게 화가 난거야.
내가 화를 내는 가운데도 너무나 피곤함을 느낀 처형은 잠이 들었는데 그날 잠이 들지 않았더라면 심하게 꾸지람을 받았을지 모를 일이었지만 신은 그를 잠이 들게 만들더구나.
그 바람에 아이와 사저가 한동안 내 설법을 들어야 했어.아들아!너는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지?
이것은 말이야.
반드시 수행이라는 것을 해 봐야만 알 수 있어.
왜냐하면 자신들 스스로가 내면의 변화를 겪어봐야만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거든.
아이처럼 내면에 부처가 나타나서 이렇게 해라 시키는 것을 경험해 봤을 때라야 내말이 이해가 될 거라는 거지.
또한 사저처럼 아이의 몸을 통해 나타난 에너지 체(부처, 신, 스승의 화신, 지장보살, 등등)를 느낌으로 알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알 수 있는 거야.
아이가 나에게 그토록 심하게 당하면서까지 올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데 있어.
그리고 그러한 아이를 택시까지 대절 해가며 모시고 올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그들이 보았을 때는 아이의 몸을 통해서 나타나는 부처와 화신스승이 진짜일수밖에 없었거든.
틀린 말이라고는 없으며 그렇다고 타인들에게 해를 입히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닌지라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거지.
게다가 사저는 언젠가 말을 했듯이 느낌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는 많이 달라.
명상 중에 세포 하나하나가 따로 몸을 빠져 나가는 것을 느끼는가 하면 꿈을 마음대로 바꾸기까지 해.
자신의 내면이 어떠한 존재라는 것을 명확하게 아는 사저인지라 그 아이에게 나타난 부처를 몰라볼 리가 없었어.
만약 그렇다면 이제는 완전하게 당신의 상황이 감지가 되는군요.
아이의 몸을 통해 나타난 부처들이 가짜라고 한다면 사저의 말이 틀리게 되고 당신의 말처럼 사저의 느낌이 정확하다고 할 경우는 당신이 아이에게 명백하게 잘못한 것이 되는 거지요.
가짜라고 한다면 사저가 대단하다고 말하는 당신 말은 거짓이 되며 진짜라고 한다면 당신은 부처에게 불경 하는 죄를 범하게 되는 겁니다.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당신은 발뺌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거지요.여기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나요?
글쎄?
과연 그럴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
먼저 네 말처럼 그 아이의 몸을 통해 나타난 부처님들이 진짜냐 가짜냐 하는 개념자체가 나에게는 그 어떠한 의미도 부여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 할 수 있어.
달리 말하면 그 아이의 몸을 통해 나타난 부처님들만이 부처가 아니라 삼라만상이 부처님과 신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거든.
따라서 그 아이의 말은 정답이며 또한 사저의 느낌 또한 정답이 되는 거지.
그렇다고 한다면 왜 당신은 아이를 그렇게 심하게 나무랬지요?
그를 나무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당신이 그 아이의 몸을 통해 나타났다는 부처나 당신 스승의 화신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말입니다.
아니야.
네 말은 틀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맞아.
틀리다는 것은 그 아이의 몸을 통해 나타났다는 에너지 체들만이 신과 부처라는 인식에서의 판단이며 맞는다는 것은 내가 그러한 사실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는 면에서 맞는다는 말이야.
다시 말해서 모든 이들이 신과 부처라는 범위에서 보자면 그들 모두의 말은 정답이 되는 것이며 그러한 사실조차 내가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았을 때는 그들은 나에게 전혀 부처이거나 신이 되지 못하는 거지.
하지만 여기에도 한 가지 덧 붙여야 하는 사실 하나가 있어.
그것은 말이야.
그 아이를 통해 나타난 신과 부처만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 즉, 나까지도 그러한 범주에 넣어야 한다는 사실이거든.
우리들 모두가 동일하다는 것을 안다고 한다면 왜 내가 그 아이의 몸을 통해 나타났다는 신이나 부처를 공경해야하지?
하지만 그 아이는 지혜안을 열었고 당신은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그래?
그렇다면 물어보자꾸나.그 아이가 지혜안을 연 사실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지?
그래도 우리들은 부처를 공경해야 하며 그 같은 일을 잘해야 과를 얻을 수 있으며 나중에 깨달음을 얻거나 적어도 지옥을 가지 않고 극락을 가게 될 것인데…….
아들아!
이제 그만하렴.
이제껏 내가 말을 해주지 않았니?
그 모든 것들은 우리들이 만들고 있다고 말이야.
나는 지금까지 우리들이 신 일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는데 너는 또다시 분리된 의식 속으로 걸어가려 하는구나.
사실 이 같은 일도 우리들이 신 일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반작용인 것이 분명한 만큼 그 일에 대해 좀 더 말해 봐야 할 것 같아.
오늘은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것 같으니 무대를 옮겨서 좀 더 심도 있게 파고 들어가 보도록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