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긴여운

먹어봐야 맛을 안다.

배가번드 2022. 8. 17. 04:10
728x90

수박에 대해 사전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 풀.

줄기의 길이는 4~6미터이고 땅 위를 기며, 잎은 어긋나고 3~4개로 깊게 갈라진다.

여름에 연한 누런색 꽃이 핀다.

열매는 크고 둥글며 무게는 5~6kg까지 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열매의 속살은 불고 달아 식용하고, 씨는 검거나 누런데 차의 재료로도 쓴다.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세계 각지에서 재배한다.

 

 

그런데 백과사전을 보면 더욱 상세하게 나옵니다.

아마도 수박에 대한 논문을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보다 더욱 심도 깊은 내용이 나오겠지요.

이런 내용을 본 사람은 수박에 대해 설명할 때 일반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세밀하게 묘사할겁니다.

그러나 만약 이런 사람이 수박에 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아 교수가 되었음에도 먹어보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수박에 대해 멋지게 강의했지만 막상 먹어보지 못했다면 수박에 대해 모르는 것처럼 수박은 말로 할 것이 아니라 먹어봐야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수박밭에서 뒹굴면서 자랐다면 수박을 먹어보았을 것이고 수박에 대해 아는 것은 당연합니다.

체험이라는 것은 이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적체험이라는 것이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만이겠지만 논문을 백번 써도 먹어보지 못했다면 수박에 대해 모르는 것과 같이 본인이 체험하지 않았다면 영의 세계에 대해 모르는 겁니다.

소위 말하는 성직자들이 영적체험을 못했음에도 목회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허락 하에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이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체험한 사람들을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물론 체험한 사람들 중에는 수박을 먹어본 어린아이처럼 영의 세계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영생을 보장받은 사람들입니다.

불가에서는 이런 이들을 일러 독각불이라고 합니다.

남을 깨닫게 만들어줄 능력은 없으나 스스로 깨우침을 얻은 이들이지요.

하지만 영적 스승들은 경우가 많이 다릅니다.

석가모니 부처를 비롯해 그리스도 예수, 육조혜능과 같은 분들은 많은 이들을 깨우쳐줄 임무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많은 훈련과 단련의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이런 일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무릇 내게 있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이를 제해 버리시고 무릇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과실을 맺게 하려하여 이를 깨끗케 하시느니라(요15:2)

Every branch in me that beareth not fruit he taketh away: and every branch that beareth fruit, he purgeth it, that it may bring forth more fruit.

 

 

 

과실을 더 맺게 하려 깨끗케 한다는 말은 과일을 더 많이 열리게 전지작업을(he purgeth it) 한다는 말입니다.

가지치기를 한다는 말은 고난과 역경을 통해 단련을 시킨다는 뜻이지요.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어려움이 오기 마련이며 시시각각으로 시험이 다가옵니다.

그러한 시험가운데는 자신도 모르게 타인을 심판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함부로 타인의 영적체험을 가볍게 여기는 잘못을 저질러 스스로의 영적체험의 기회를 날리게 되는 겁니다.

논문을 백 권 넘게 썼다 해도 때로는 먹어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합니다.

수박을 먹어보았는지 먹어보지 않았는지는 스스로가 알기 마련입니다.

내가 교회를 가는 것은 쓰지도 못하는(십 원도 안 되는) 구원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인연의 소치(所致)이며 내가 맡은 역할을 위해서일뿐 더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임무가 있듯이 나에게는 평신도로서 참석할 임무가 주어진 겁니다.

구원을 받으라는 권유의 말은 얼마든지 받아들이지만 영적체험을 우습게 여기는 행위는 본인들에게 좋지 못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 객소리를 해보았습니다.

왜 사람들은 스스로를 시험에 빠트리지 못해 안달들을 내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수박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먹어보았다는 사람을 거짓말한다고 두들겨 패기까지 합니다.

정말 이세상은 나 같은 사람은 살 곳이 못되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마다 괜히 수박을 먹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나는 수박을 먹어본 사람이며 그 사실은 돌이킬 수조차 없는 진실입니다.

맞아죽는 한이 있어도 거짓말은 할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