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긴여운

채식은 먹는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배가번드 2023. 2. 1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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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채식을 해 나오다보니 가족들이 내 건강을 무척 걱정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조차 어떨 때는 채식으로 인해 몸 상태가 나빠진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이 될 정도인지라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여길 수 없는 것은 채식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진다는 것은 경험상 맞지 않기 때문이지요.

많은 전문가들이 영양소의 불균형을 말하며 채식이 건강을 해친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가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사람도 짐승도 먹는 양에 따라 건강상태가 달라지는 것일 뿐 육식과 채식이 결정적으로 건강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과거에 단식을 할 때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만 먹는 단식을 2주간 한 적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대변이 나오지 않기에 애를 먹었지요.

많은 단식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숙변이 나와야한다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이 나오지 않았으며 단식이 종료된 후에야 대변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나와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경우를 본적도 있습니다.

TV에서 연예인들이 군영체험을 하는 방송을 보게 되었는데 하나같이 말하길 변비를 호소하고 있었으며 다들 허기져하고 있었지요.

내경험과 그들의 경험담을 종합해본결과 운동량에 비해 먹는 것이 적어서일뿐 채식과 육식으로 인해 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던 겁니다.

먹는 것이 부족하거나 없으니까 몸이 알아서 음식물을 내보내지 않고 붙들어 두는 것이며 인체가 필요한 영양소를 빨아들이려 하는 겁니다.

아마도 영양학적으로 전문가들은 내말에 수긍하기 어렵겠지만 개를 키워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 중국에서 김치공장을 할 때 개를 4마리 키웠지요.

그중에 한 마리는 애완견이었고 한 마리는 대형견, 두 마리는 중형 견이었는데 애완견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채식을 했습니다.

애완견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네를 돌아다녔으므로 채식을 시킬 수가 없었고 나머지는 사람을 물수도 있기에 묶어놓고 키웠던 겁니다.

그런데 어떤 개도 영양이 부족하거나 말라 비틀어 진적이 없었으며 동네 어느 개보다 건강했었지요.

다만 전염병 걱정으로 가끔씩 사람의 변을 먹였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살던 사람 모두가 채식인 이었으니 똥도 채식이었던 셈입니다.

그중에 한 놈은 먹성이 좋아서 심심하면 다른 개들의 음식을 훔쳐 먹곤 했는데 그놈은 살이 올라 통통하기도 했지만 털이 윤이 나서 항상 반들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살 때 한국처럼 똥돼지를 키우는 집을 본적이 있었지요.

다른 음식찌꺼기도 먹이지만 사람이 싸는 똥을 먹이는 돼지를 본겁니다.

영양 상태를 보면 말라 비틀어져야하지만 그다지 말랐다고 볼 수도 없었고 영양의 불균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일을 두고 짐승과 사람이 다르다고 말한다면 그야말로 비합리적 사고의 사람이라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내장기관에 있어서 돼지와 사람이 가장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장기이식의 경우 세포를 씻어버린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짐승과 사람을 구분지어 식습관과 영양흡수를 논한다는 것은 지식인들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이렇게 내가 직접 경험한 바에 의하면 채식으로 영양이 부족하여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단지 먹는 양은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지요.

채식인은 육식하는 사람들에 비해 많이 먹는 것은 맞으며 풀을 먹는 것보다 고기를 먹는 것이 영양 섭취 면에서 우월하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다한 육식으로 인해 성인병이 생긴다는 점을 볼 때 육식을 해야만 하거나 채식을 해야만 건강하다는 식의 극단적 주장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채식과 명상을 하는 단체에 속해있는지라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젖어 자칫 명상과 채식을 하는 주된 목적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해서 육식에 대해 부정적인 말은 않지만 나는 아직도 여전히 명상단체에 속해진 채식인 입니다.

내가 육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지 않는 것은 동료수행자들이 가끔씩 정도이상으로 채식에 대해 의미부여를 하기 때문이지요.

정확히 말하자면 채식이 마치 영적인 깨달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아는 것을 넘어서 타인들을 심판하는 잣대로 여기고 있기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겁니다.

그저 본인이 채식과 명상을 즐겁게 하면 그만일 것을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의 식습관까지 문제시 여기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살 때 한번은 고양이가 집 담을 넘어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마당에 풀어놓은 우리 집 개가 고양이를 물어 죽였는데 급하게 뛰어나가 말렸지만 심하게 물린 고양이는 맥을 잃고 금방 죽었지요.

사람이고 짐승이고 혼이 떠나버린 사체(死體)는 눈빛이 다르다는 것을 그때 확실히 알게 되었는데 죽어버린 짐승을 먹는 것에 대해 업장을 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그때 깨달았던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자꾸만 간접살생을 말하며 먹지 않으면 죽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 한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사람의 생명과 짐승의 생명에 대한 값어치는 어느 쪽이 중한지요.

그리고 들짐승의 생명과 날짐승, 또는 물고기의 생명은 어느 쪽이 값어치가 더 나가는 겁니까.

생명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다고 여긴다면 또다시 묻겠습니다.

식물과 동물 중에 어느 쪽의 생명이 소중한지요.

이렇듯 우리에게는 어떤 경우에도 생명을 경시여길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야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필요에 의해 먹어야하며 그 가운데 본의 아니게 살생도 하게 되고 다른 생물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마련이지요.

언젠가 한번은 스님한분을 차에 모시고 산길을 간적이 있습니다.

봄이어서 인지 도로에는 개구리가 지천에 늘려있었는데 아무리 피하려 해도 개구리가 밟히는 바람에 본의 아닌 살생을 엄청 저질러야했는데 문제는 옆에 앉은 스님의 생각이 나에게 전달이 되는지라 배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안 그래도 살생을 걱정하고 어떻게든 피하려 진땀을 흘려가며 운전을 하는데 눈살을 찌푸리며 원망의 상념을 보내오는지라 화가 나려 했지요.

그때 역시 우리들이 피할 수 없이 살생을 저지르며 살아간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고 육신의 한계를 깨달았던 겁니다.

우리가 만약 채식을 하는데 있어서 깨달음과 연관을 짓게 되면 누구도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 채식인 스스로는 자신의 모습을 봐야한다는 말입니다.

왜 애꿎은 가족들에게 심판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으며 온 인류를 지옥에 빠트리려 하는 건지요.

식물은 자연스럽게 초식동물의 먹잇감이 되어 많은 동물을 먹이고 살리며 자신의 몸을 희생합니다.

그들은 그런 일을 하면서 한 단계씩 진보를 해나갑니다.

불교의 교리에 따르면 동물역시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어 자신을 희생함으로 인해 다음 생에 좀 더 나은 몸을 받는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누군가는 그들을 희생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해야만 하지요.

이렇게 보게 되면 육식을 하던 채식을 하던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며 제삼자가 이렇다 저렇다 함부로 평가할 것이 못 됩니다.

본인조차 영혼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으면서 타인의 살생업(殺生業)을 걱정한다면 누가 들어도 웃기는 겁니다.

이런 말을 하면 누군가는 자꾸만 내가 채식하지 않을 거라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채식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채식을 하는 일부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라도 채식을 합니다.

채식이 특별한 일도 아니며 그저 먹는 방법에 대한 문제일 뿐이라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라도 채식을 고집할거라는 말입니다.

지난 세월동안 채식을 했어도 건강에 크게 이상이 없는데 구태여 식생활 습관을 바꿀 이유가 없지요.

다만 예전처럼 식당의 양념까지 점검할 정도의 극단적인 채식을 하지는 않으며 실수로 먹은 음식 때문에 목구멍에 손을 넣어 올리는 짓은 안합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채식하기 좋은 환경에서 구태여 남의 살 뜯어먹는 짓을 되풀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이제부터라도 먹는 것으로 타인에 대해 함부로 심판을 하거나 시비를 걸지는 말아야겠기에 객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잘 먹고 편안하게 살고 싶은 사람만 들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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