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옮겨간 방에서는 내 에고를 시험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더구나.
그 방에 있는 사람들 중에 제일 막내 격인 사람이 나보고 신고식을 하라는 거였어.
신고식이래야 그전처럼 그런 공연이 아니라 노래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내 자존심을 여지없이 건드린 것이었지.
짠 밥도 얼마 되지도 않은 것들이 감히 내게 노래를 시키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벌써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내가 새삼스럽게 신고식을 한다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여겨졌거든.
그래서 아주 강하게 받아쳐 버렸어.
“이봐요.
내가 당신들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뭐요.
내가 당신들보다 교도소도 먼저 왔고 재수가 없어 이방 저 방 돌아다니게 되어서 그렇지 새로 들어온 신입이 아니란 말이요”
워낙 정색을 하고 말을 했더니 방안 사람들의 분위기가 냉랭해져 버리는 것이 말을 한 내가 미안할 정도가 되었어.
그제야 방안의 최고선임이 나서서 말을 하는 거야.
“농담으로 햇는 말가꼬 그리 심하게 말할 필요가 뭐 잇심미까.”
그라고 내가 당신보다 나이도 만 코 짠 밥도 더 뎄어요. 하기 실으마 조케 말해도 댈 낀데 화는 와 내닌 교”
그 소리에 아차 싶은 생각이 들더구나.
까짓 거 노래 한마디 해주면 될 것을 내 자존심이 손상을 받았다고 해서 발끈했던 것이 미안해지려고 할 때 함께 온 K선생님이 나서주셨어.
“내가 격어보이께내 이 사람이 그리 모땐 사람도 아이고 이리저리 방을 옴기 다니다 보이까네 신경이 쪼까 날카로와 짓다 아임미까.
서로 이해 하입시더.”
먼저 나에게 노래를 하라고 시킨 사람들이 무안했던지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엎질러진 물이라 어쩔 도리 없이 지켜만 보고 있었지.
그렇다고 다시 노래를 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한 지경에 빠지게 되었는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고 나니 한동안 서로가 서먹서먹하게 지내게 되었어.
이러한 일을 만회라도 해볼까 하여 일을 하려고 해도 이방에서는 그 조차도 주어지지 않더구나.
나에게 노래를 시키려던 두 사람이 일을 도맡아 하다 보니 나에게까지 돌아오지를 않는 거야.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나에 대한 첫날의 서먹함이 조금씩 가셔지고 있었는데 내 행동이 조금 특별한데서 오는 이질감이랄까 별스러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으로 이것저것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자신의 신상에 대해서 얘기도 해 주더구나.
알고 보니 둘 중에 한 사람은 나와 갑장이었고 자신보다 나이가 9살인가 더 많은 부인을 만나 살다 보니 대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는데 젊은 나이에 시의원에 출마까지 했다는 걸로 봐서는 평범하게 사는 이 같진 않았어.
K라는 이 사람의 기행은 참으로 기가 막히는 수준이었는데 때마침 내가 그 방에 배치가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이의 일심재판이 벌어지지 않았겠니.
그런데 여기에서 일이 벌어진 거였어.
판결을 앞두고 판사가 피고인에게 발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데 이 양반이 거기에서 황당하고도 간 큰 발언을 한 거야.
“존경하는 재판장님!
본인이 처음 교도소를 들어와 보니 정작 큰 죄인은 바깥에서 버젓이 돌아다니며 떵떵거리고 살고 있고 잔챙이 들이나, 들어오지 않아야 하는 사람들만 교도소에 들어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끝에 법정이 웃음바다가 되었고 판사에게 괘씸죄 적용을 받는 바람에 집행유예나 10개월이 넘지 않을 형량이 1년이나 받게 된 거였어.
결국 이 양반이 교도소를 들어오게 되었던 것도 이렇게 엉뚱하다시피 한 원리원칙을 고집하는 성질 탓이었는데 내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더구나.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정의의 사도처럼 어떠한 부정도 용납하지 못하고 불의를 보면 결코 용서하지 않는 청백리같이….
이런 오기를 발동시켜봐야 결국은 자신에게만 손해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결코 그러한 오기를 버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어쩌면 평생을 그렇게 멋있게 살다가 갈는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그 또한 그분의 선택임에야 어쩔 도리 없는 것이 아니겠니.
아들아!
그런데 한 가지 알아야 할 사실이 있어.
나 역시 그러한 판단을 하고 항의를 하고 이세상의 불평등과 잘못을 저지르고도 전혀 잘못이 없다는 듯 얼굴을 들고 다니는 무수한 사람들의 뻔뻔함에 치를 떨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닌 사람이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고 나니 그 사람들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거야.
이분과 함께 지내면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
우리가 현실에서 판단하고 단죄를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잘못된 해석일수도 있고 무지막지한 살인마일지라도 사실은 그 사람의 진정한 의도가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그 당시 사회가 그러한 판단을 하게끔 만들었을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잘못된 일이라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내막이 숨어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
조금 생뚱맞은 비유일지 모르지만 과거 우리 역사책에도 나와 있는 천하의 매국노인 이 완용 선생께서 자신을 죽이러 온 청년을 설득시켜 자신의 경호원을 삼은 얘기를 통해서 우리가 어쩌면 너무나 한쪽으로 편중된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시각을 가질 수 있는가를 알아보도록 해.
먼저 이야기에 앞서 한일합방의 주 원흉으로 알려져 있는 이 완용 씨와 나와는 하등의 관계도 없으며 그 유가족들로부터 10원 땡전을 받은 일이 없음을 밝히고 싶고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말기바라.
독립 단인가 어딘가에서 훈련을 받은 청년이 이 완용 선생의 일정을 알아내고는 나무 뒤에 숨어 암살의 기회를 노리고 있을 때 이미 눈치를 챈 이 선생께서 점잖게 말을 하는 거야.
“나무 뒤의 젊은이 나오시오.
이미 알고 있으니 나와서 내 얘기를 듣고 나서 나를 죽이든지 살리든지 마음대로 하시오”
이 말에 청년이 나무 뒤에서 나오자 선생께서 말씀을 하신 거야.
그 당시 국제정세가 이미 조선이 일본의 속국인 것을 세계의 열강들이 인정을 하고 있었고 우리나라의 힘으로는 이미 어쩔 도리가 없는 지경이었다는 말과 함께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러한 악역을 맡아야 하고 지금으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만큼 훗날을 도모해야 한다는 말을 한 거지.
여러 가지 국제정세에 대한 이야기와 현실을 냉정히 살펴서 훗날을 도모해야 한다는 말과 선생의 진심을 조목조목 전해들은 애국지사이자 열혈 청년은 무릎을 꿇고 선생의 경호원을 자청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야.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아마도 지금의 애국심에 불타는 많은 젊은이들이 나를 죽이겠다고 달려들지 모르고 그 또한 젊은 혈기에서 하는 철없는 짓 인만큼 내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 지각 있고 깊은 사고를 부탁드리고 싶구나.
사실을 바라보자면 선생은 역사의 희생물이었어.
그 당시 정치권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책임이 있는 것이지 집권을 하고 있거나 어느 특정인 한 사람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거야.
지금의 우리나라 역시 옛날과 조금도 다름없어.
정치를 야당과 여당이 같이하지 언제 여당 혼자 한 적이 있었냐 말이지.
자신들이 야당을 할 때는 국민들을 모두가 잘살게 해주겠다고 큰소리치던 사람들이 막상 정권을 잡고 났을 때는 그러한 약속은 어디로 가버리고 항시 몇몇 특정인들에게만 특혜가 주어지곤 했어.
권력과 특혜의 적용선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위치만 옮겨졌을 뿐 서민들의 가계에는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더라는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거야.
그렇다고 내가 정치권을 싸잡아서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거든.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세상을 아무리 빠르게 진보를 시키려고 해도 그렇게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것과 모든 일에는 순서와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법이라는 말이야.
그때 당시 자신의 직분이 아무리 총리대신 이였다 해도 왕도 있는데 자신이 마음대로 국사를 주무를 수는 없는 노릇인 만큼 그 당시 세도가들인 민비라든지 국왕 또한 분명한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겠어.
그런데 왜 우리는 이 완용 선생만 천하에 둘도 없는 매국노로 만든 것일까?
그것이 바로 희생양이라 생각해.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희생을 해야만 했는데 그 역할을 그분이 하신 것이었지.
사실 이러한 사실은 역사를 공부하는 분들이 너무나 잘 알고 계실 터지만 우리나라의 정서가 무조건 왜놈이면 죽여야 하는 것으로 되어있고 이미 역사에서 이 완용 이라는 사람을 매국노로 만들어놓은 것을 다시 뒤집게 되면 손해를 봐야 하는 어떤 무리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또다시 매국노로 점 찍힐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보니 말을 아끼고 있는 거라 생각해.
물론 부정축재의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지 않겠지만 그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에 여기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기로 해.
얼마 전 양심선언입네 뭐네 하는 사람들의 해프닝을 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 매스컴에서 그러한 사실이 드러난 것 때문에 자신이 양심선언을 한 것일 뿐 실상은 다들 조상들의 행적에 대해 모를 리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야.
만약 진정으로 친일파에 대한 색출이 국가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지금의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아야 할지도 몰라.
그렇다고 내가 지금 일제 강점기의 잔재를 소탕해야 함을 주장한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실상과는 너무나 다른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고 내가 옳다고 목숨이라도 걸 일도 따지고 보면 그런 정도의 가치 있는 일이 아니란 것을 주장하고 싶은 거야.
가끔씩 보면 과거 대통령의 행적을 파헤쳐서 그분의 업적을 폄하하는 것을 종종 보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철없는 아이들 놀음을 보는 것 같아서 쓴웃음이 나곤 해.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 중에 일제 강점기 때 친일하지 않은 집안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면 모르긴 해도 자신 있게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이 몇 없을 거라 여겨져.
그 당시 세태가 친일을 하지 않고는 학교도 못 다닐 세상에서 살아나왔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위정자들이 어리석은 백성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저토록 매국노 때려잡자는 구호를 기회 있을 때마다 외치고 있는 거라 생각되거든.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당시 정치를 할 만한 사람들, 즉 지식층들이 모두 친일파라 할 수가 있는데 어떻게 그분들 모두를 단두대에 올릴 수 있겠냐는 것이 내 좁은 시각이야.
정치라는 것이 아이들 장난도 아니고 뭔가 돌아가는 일에 대한 감각이라도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지 무지한 백성들이 정치를 맡긴다고 할 수 있겠냐 말이지.
과거 중국의 역사를 보면 오랑캐의 침략을 수없이 받기도하고 실지로 나라를 빼앗긴 적도 있었지만 결국 그 나라가 오래가지를 않았다는 것만 보더라도 정치라는 것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겠어?
중국에서 내가본 영화중에 수, 당전 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거기에 보면 당나라의 이 세민 을 보필하게 되는 진 수보라는 인물이 나와.
이 진 수보는 그야말로 영웅 중에 영웅이었고 백성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했던 사람이었으며 당나라에 합병이 되기 전에 나라도 하나 만들었어.
무림의 영웅호걸 -한마디로 산적이나 건달 깡패들인데 이러한 사람들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평가를 달리하니 훗날 역사가들이 영웅을 만드는 것이지 지금의 현실모습은 아닌데 결국 실상은 허상과 마찬가지다- 을 모두 끌어 모아 나라를 만들고 보니 싸움은 일등으로 하는데 반해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없더라는 거야.
그래서 결국 그 당시 양 나라의 관리로 있다가 역적으로 몰려 죽을 위기에 있는 사람을 데려다가 왕으로 앉혀 정치를 했는데 그제야 제대로 된 국가의 체계가 확립이 되더라는 거지.
아들아!
말이 나온 김에 우리가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잘못 알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까.
혹 요즘 너희가 배우는 역사책에 고려시대의 요승 신돈에 대한 것이 있는지 모르겠구나.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역사책에 고려를 망하게 한 원흉으로 묘사가 되었던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
원래 정치와는 전혀 무관한 스님으로서 도를 추구하시는 분이셨는데 공민왕이 무려 9차례나 찾아가서 부탁을 하였어.
자신의 스승이 되어서 이 나라 정치를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하는 통에 할 수 없이 정치를 하게 된 신돈은 곧바로 귀족들에게서 빼앗은 땅이나 노비들을 풀어주고 돌려줄 것을 명하게 되었는데 이 바람에 백성들이 성인이 나왔다고 난리도 아니었다는 거야.
그런데 이렇게 백성들로부터는 신임을 얻었지만 그 당시 기득권을 가진 귀족들에게는 미운 털이 박힌 것이었어.
이 귀족들이 줄기차게 신돈을 모략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공민왕역시도 귀족들의 말을 듣게 되어 요승으로 몰아 죽이게 되었지.
아마도 성인으로 추앙 받는 신돈이 왕위를 탐낼까 두려웠을 수도 있고 모든 국정을 신돈이 도맡아 하는데다가 신하들까지도 신돈에게 보고를 하며 자신은 허수아비와 다름없게 되다 보니 위기감을 느꼈던 모양이야.
결국 요승으로 몰려 죽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요동정벌(?)의 영웅 이 성계가 왕위를 찬탈하자 무엇인가 자신이 왕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이 필요했을 것이고 거기에는 고려가 절대적으로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야만 했거든.
그래서 신돈을 요승으로 만들어 버린 거야.
어때?
이만하면 충분히 실상을 알 수 있었겠지?
이러한 사실은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도 끓임 없이 이어져 나오고 있는 일이기도 해.
역대 대통령들 중에 이러한 역사왜곡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마도 하나도 없을 거야.
내가 본 신문기사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더구나.
"청와대에 입성하여 집권한 5년간의 모든 문서들을 보좌관들을 시켜 모두 옮겨버리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기간을 마치고 나면 모두가 자신들의 기록을 모두 다 없애 버린다고 하니 이 어찌 떳떳한 자들이 할 짓인가 말이야.
이 같은 일들은 크나큰 사건의 어디에도 있기 마련이어서 애꿎은 백성들만이 희생양이 될 때가 태반이거든.
진실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면서 정치하는 사람들과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휘돌리면서…….
그나마 지금은 노 대통령이 나서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이벤트를 보여주고 있으니 어찌 보면 우리나라 정치가 한걸음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지 않았나 싶구나.
지금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현실을 마치 역대 어느 정권보다 못한 정치를 한다고 여기고 있는 것 같으니 조금 더 정치판에서 머물러 볼까.
지금 이 나라 정치판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한 번씩 여당 안 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면 몇 명이나 될 것 같니?
모르긴 해도 여당에 몸담아본 사람들이 2/3 는 훨씬 넘지 않을까 해.
그렇다면 보다 답은 명백해지고 있어.
오늘의 현실은 과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법칙은 모든 일에 적용이 된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라는 거야.
그것이 범위만 좁고 넓은 차이가 있을 뿐 우주의 법칙임에 틀림이 없다는 거지.
지금 현실에서 욕을 심하게 하는 사람들은 실상을 보자면 자기 스스로가 과거에 저질러놓은 일을 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말이거든.
어째서 그러냐고?
아들아!
지금껏 내가 말을 하지 않았니.
콩을 심었으니 이제 콩을 거두고 있는 거라고…….
팥을 심어놓고 콩을 바라서는 안 되는 법이 아닌가 말이야.
게다가 심은 콩이나 팥이 금방 자라지는 않거든.
시간이 지나고 때가 무르익었을 때라야 비로소 추수를 하게 된다는 우주의 법칙에 따라 이제야 결실을 보게 된 건데 누구를 원망 하겠어.
지금 현실의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그 또한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 공동의 책임이 있는 것이고 무엇보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이 더 있겠지만 지금은 그나마 전례 없는 개혁적인 대통령을 우리가 뽑아놓았으니 결실을 잘 보도록 격려하고 잘할 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야.
앞에서도 잠깐 말을 했지만 공민왕이 신돈이라는 성인을 죽여 버리는 선택을 하고 소수의 귀족들의 희생을 바라지 않고 만백성들의 희생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듯이 어떤 선택도 모든 이들을 충분하게 만족시켜 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보면 대통령의 짐을 백성의 한 사람으로써 들어드리고 싶구나.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떨어지는 결과물만 보지 말고 더 넓은 시야와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할 때라 생각해.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절대 현재의 대통령을 위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불쌍한 민초들을 위함이라는 것을 네가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하나의 여담으로서 얼마 전 있었던 대통령의 미국방문기를 픽션으로 꾸며볼까.
먼저 백악관에 초청이 된 우리나라의 원수께서 어떤 방에 안내가 되는데 그 방은 한 면이 화면으로 가득찬 방이었어.
그런데 미국의 원수께서 뭐라고 지시를 하니 펜타곤과 연결된 연락망을 통하여 우리나라 청와대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니.
화면이 클로우즙 되면서 경비병들의 대화가 들리고 정원의 나무들과 청와대 구석구석이 빠짐없이 보이는 거야.
이쯤 되면 우리의 원수님께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게다가 정원의 한쪽 구석진 곳의 나무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다람쥐 한 마리를 줌 엎을 하는 순간 “픽” 소리와 함께 다람쥐가 레이저 광선에 맞아 죽어버리는 것을 봤을 때 그 느낌과 충격은 어땠을까?
물론 이것은 언젠가 내게 오신 H박사님이 가상으로 말씀하신 것을 내가 살을 붙여서 만든 이야기지만 가능성 정도가 아니라 사실일수도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거든.
아들아!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일어난 과정들과 전후 처리에 있어서 보여준 미국의 행위를 보자면 상당히 배울 점이 많아.
드러난 점들만 보자면 철천지원수로 삼아도 시원치 않을 독일과 일본을 자신들의 국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이용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그러한 사실만 봐도 우리처럼 조금만 불이익을 본다 싶으면 팔팔 뛰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폭 넓고 속 깊게 판단했다는 것이고 무엇이 자국의 이익에 큰 도움이 되는가라는 생각을 했다는 거야.
미국 사람들은 자국만 생각하고 이용하기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그래.
네 말이 맞기도 하지만 또한 틀리기도 해.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 생각하는 것이 명백하긴 하지만 결국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미국이 알고 있었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독일이나 일본 국민들이 현명하게 대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이러한 일을 가장 확실히 증명한 것이 한국의 IMF라 할 수 있는데 이일로 미국이 많이 생각하게 되었을 거야.
우리나라가 수입을 한동안 하지 않게 되자 미국 내의 많은 기업들이 난리가 났고 이웃나라 일본역시도 난리가 났어.
빨리 구제해주라고 성화가 빗발치듯하는 통에 구제기금이 그토록 빨리 이루어지게 된 거라 하거든.
그만큼 우리나라의 수입물량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고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어.
물론 외국의 금융권과 우리나라의 대통령후보 간에 일어난 밀약설 때문이란 말이 있기도 하고 그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헐값에 외국금융권에 팔렸으며 그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는 말까지 있으니 좀 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진실여부가 밝혀지겠지만 그러한 일조차 무작정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네게 말해주고 싶구나.
결코 현실에 대한 불평과 불만만으로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가 없고 내가 볼 때는 어처구니없고 있어서는 안 될 어떠한 일조차도 신의 완벽한 조화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지.
이런 일 또한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국가의 공업이란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고 이러한 불평불만조차도 신의 범주 안에 든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는 자신의 희생이 요구된다는 거야.
지금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욕하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상은 저만치 멀리에 있고 아직 우리가 진실에 가까워지려면 너무나 거리가 있다는 것이 내 개인의 생각이거든.
그렇다고 내가 미국이 잘했거나 못했거나 의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란 것을 네가 이해를 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내가 설명할 시간이 필요할 것인지 지금의 나로서는 그조차도 설명할 자신이 없어.
내가 설명을 할 수 없다는 것보다는 네가 이해를 못하는 것이 더욱 큰 이유인데 앞으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조금씩 이해를 해보도록 하자꾸나.
우선 한가지정도를 말하자면 미국은 자신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무엇이든 가리지 않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제정세를 도맡아 하고 있다는 것과 거기에는 미국조차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알아야 해.
그러한 일 또한 우리 개개인의 생각과 연관이 되어있고…
사람들이 알거나 모르거나…….
얼마 전 도청사건이 불거져서 나라가 온통 시끄러울 때 미국의 도청 실태조사를 해본 바로는 전 세계를 통하는 모든 통신망을 미국이 모두 다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더구나.
일개 개인이 보내는 메일까지도 24시간 내에 자국어로 번역이 되어 보고가 되고 있다고 하니 더 이상 개인 신상의 비밀은 없다고 봐야 할 거야.
그런데 이런 미국을 상대로 싸우려 해봐야 우리나라에 무슨 이득이 있을 것이며 실질적으로 미국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곱게만 보이겠냐는 거지.
6.25때 참전을 해서 젊은이들의 희생을 제일 많이 치렀고 경제성장까지도 이루어준대 대해서 고마움을 표하지는 못하고 걸핏하면 욕을 하고 문화원에 불을 지르고 성조기를 태우니 좋게만 여겨질 수 있겠냐는 거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외교정책으로 나가야 할까?
이럴 때 우리는 관중과 같은 처세술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해.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이고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나라임을 인정을 해야 하고 정치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국민들끼리도 친숙해져서 민간외교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내 개인의 생각이야.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서로가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절대 우방임을 인식함과 동시에 가까운 중국과 일본을 최대한 가까이 할 필요가 있다는 거야.
우리 국민들이나 중국, 일본 모두의 국민들이 자국의 우월성을 고집해서는 언제까지나 평행선만 유지할 뿐 근본적인 해결은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먼저 공통분모 찾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구나.
좀 더 냉정히 현실을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한문을 보더라도 한, 중, 일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많은 것 같은 만큼 여기에서 해결점을 찾는 것은 어떨까?
언젠가 헤이룽장 성 어딘가에서 중국인들에게 무료로 농사짓는 법을 전수해 주시는 한국분이 그 당시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로 시끄러운데 대한 한국방송기자와의 인터뷰를 하는 내용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분 말씀이 아주 걸작이었어.
“한국의 정치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웃깁니다.
왜 자꾸 중국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 봐야 득이 될 것이 전혀 없는데 약만 올리고 오히려 경계심만 늘리는 꼴이 되는 거지요.”
“정말 우리의 영토를 찾고 싶다면 방향을 달리해야 합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이 서로 한국 사람이 되고 싶어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우리나라 땅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지 무턱대고 옛날 내가 차지하던 땅이니 돌려내라고 하면 누가 돌려주겠어요?”
이 얼마나 확실하고도 명확한 말인가 말이야.
수백만 년도 더 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천 년 전에 한문을 우리나라 조상님이 만들었다고?
고조선의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를 지배를 한 사실이 기록되어있고 천부경 이라는 천지창조의 비밀이 담긴 태초 경전까지 우리 한반도에서 나왔다고?
아들아!
이러한 주장을 한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국가와의 논쟁거리만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니?
중국은 중국대로의 신화가 존재하고 있고 일본역시 마찬가지일거라 여겨져.
그나마 일본은 자국의 조상이 우리한반도의 백제인들 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거든.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요령성에 있는 중국 사람들조차도 요령성이 옛날에는 꼬리(고려)들의 땅이었음을 말하곤 해.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 땅임을 주장할 수 있기나 하며 주장한다고 중국정부가 넘겨주기나 하겠는가 말이야.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보면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그나마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는지는 확실히 드러나고 있어.
지금 하고 있는 형태가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니?
어때?
이제는 현 정부를 비난만할 것이 아니란 것을 이해했겠지?
그래도 불만이 있다면 게시판이나 청와대 홈피를 방문해서 건의를 해보렴.
뒤에서 불만을 토로하기보다 앞에 나서서 떳떳하게 말을 하는 용기가 네게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결과가 어떻던 해보길 권하고 싶어.
그 당시 나와 한방을 썼든 그분과 같이 자신의 손해를 무릅쓰고 용기 있게 처신하는 것도 방법이고 모든 사항을 파악하고 팔짱을 끼고 구경하는 것 또한 방법일 때 너의 선택은 어디를 향할 것인지는 어느 누구의 권한이 아닌 온전히 신이 너에게 부여한 너의 권한임을 너에게 상기시키고 싶구나.
아들아!
이 순간 너의 선택은 어디를 향하고자 하니?
그 어떤 선택도 잘못된 것은 없고 네가 원하는 일을 못하게끔 막는 어떤 법칙도 없어.
다만 동쪽으로 가면 동해가 나오고 서쪽으로 향하면 서해가 나오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며 이장을 마치도록 하자꾸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