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라이딩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세워두었던 오토바이를 타고자 한 것은 너무 오래 방치했기 때문에 잘못하면 배터리가 방전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동안 아들 결혼문제로 주일마다 바빴고 도무지 탈기회가 없었던 탓에 이번 주는 마음먹고 라이딩에 나선 겁니다.
처음에는 인천행을 계획했다가 여의치 않아 남한산성으로 목적지를 바꾸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관광객이 적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차가 많은 바람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결국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돌아와 버렸지요.
원래대로라면 뜰안채 채식식당에 들러 식사도 할 요량이었는데 헬멧에 눌린 머리가 너무 아파서 그냥 돌아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정상에 도달하고야 말았을 것인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런 목적의식이 없어져 상황변화에 적응을 합니다.
목적을 정해놓았더라도 주변상황이 변화를 일으키면 언제든지 목적을 바꾼다는 말입니다.
아마 많은 이들이 나 같은 사람을 기회주의자로 보겠지만 나로서는 개의치 않습니다.
세상에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나를 힘들게 하는 선택을 내가 하지 않으려는 것뿐이지요.
약속상대가 있을 경우에는 달라질지 모르지만 상대방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거라는 생각에 최대한 의견을 존중해주며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언제나 나를 우선시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있습니다.
영생을 향한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질세상은 변화를 일으키지만 영의 세계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지요.
일체유심조라 했으니 현상계의 일로 영혼이 영향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당나라를 향한 길에서 해골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대오(大悟)한 원효가 유학을 포기한 것이 이런 까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시 가고 옴은 없다했는데 간들 어떠하고 온들 어떠하며 멈춘들 어떠하겠습니까.
그저 가고 싶을 때 갔다가 오고 싶을 때 오고 배고프면 밥 먹고 잠자고 싶을 때는 잠을 자면 되지요.
요즘 내가 이렇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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