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점차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 곧 여름이 다가올 것 같구나.
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봄은 언제나 여름과 겨울의 중간에 있어서 온듯하다가 지나가곤해.
추울 때면 겨울이 끝나지 않은 것 같고 더울 때면 이미 여름이 다가온 것 같다 보니 사람들
이 봄을 제대로 즐기기도 전에 끝나 버리는 거야.
가만히 보면 계절도 사람의 마음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만물이 동일
하다는 말은 불변하는 진리거든.
왜 내가 이러한 말을 하는가 하면 말이야.
자신이 깨달음을 얻고 나면 만물동일체가 어떤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후에라야 온
우주가 자신 안에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지.
말로만 만물동일체를 외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체험을 해봐야 실질적인 삶에 적용을 할 수가 있는 거야.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러한 내말을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자신의 마음이 극도로 우울했을 때 느끼는 감정과 행복에 도취되어있을 때 느끼는 감정을 잘들여다보면 알 수가 있어.
극도로 슬픈 감정에 잠겨 있을 때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햇빛 속에서도 한기를 느낀다던가, 혹은 극도의 행복감에 젖어들 때는 혹한의 겨울 날씨에도 온기를 느끼는 등의 일들이 바로 이러한 이유라 할 수 있는 거지.
이래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하는 거야.
지난 시간에 말을 했듯이 만물동일체의 체험을 한다는 것은 일생에서 얻기 어려운 경지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요.
만물동일체를 체험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가요?
없던 재산이 늘어난다거나 혹은 신통이 생긴다던가 하는지요?
너는 아직도 물질적인 유혹에서 못 벗어나고 있구나.
만물동일체의 인식에 도달하게 되면 만물이 하나에서 비롯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자신만이 잘살게 바라게 되겠니?
네 이웃이 사실은 쌍둥이 형제와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지나친 경쟁을 해서 피눈물 나게 만들겠냐는 거야.
네가 잡아먹는 동물조차 한 형제나 다름없다는 것을 안다고 할 경우 쉽게 잡아먹어지겠냐는 거지.
그렇다면 식물은 어쩌고요.
만물이 동일하다면 식물이나 광물조차도 형제일 것이 분명한데 식물조차 먹지 말아야지 않겠습니까?
엄격하게 따지면 네 말이 맞아.
그래서 일부사람들은 호흡 식까지도 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야.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할 사실은 호흡을 한다 해도 공기 중의 미생물들을 먹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거든.
그래서 완전한 불살생이라는 말은 없다고 볼 수 있는데 하지만 완전한 불살생을 할 수 있기도 해.
숨 쉬는 것조차 살생이라고 한다면 불살생이라는 말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말인데 숨도 쉬지 않고 사는 방법이 있다는 말인가요?
당연히 그러하다.
이제는 거짓말까지 하시는군요.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이 그러하다.
너희의 진짜모습이 육신이 아니라 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너희는 육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영으로 사는 것이 되는데 이럴 경우에는 살생과는 무관한 삶을 사는 것이 된다.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만물동일체의 인식을 득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물동일체의 인식에 도달한다고 해서 사람이 먹지 않고는 살지 못하지 않습니까?
경지를 득하신 사형께서도 밥을 드시고 있었고 아직까지도 식사량이 조금도 줄지 않았던데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너희의 진아(眞我)의 모습을 보고 아는 것을 깨닫는다는 표현을 하는 것인데 이러한 상태에서는 그 무엇을 먹는다 하더라도 먹는 것이 아니라 합일이 된다.
외형적으로는 무엇인가를 먹는 것이 되겠지만 실질적인 차원에서는 합쳐지는 것이다.
그와 같은 이치는 깨닫지 못한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닌가요?
그들이 모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합하여지는 셈이니까요.
그 말이 맞기는 하다만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똑같이 뭔가를 먹더라도 소화를 시키는 방법에 있어서는 전혀 딴판이라는 말이며 과정과 결과가 같지 않다는 말이다.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십시오.
잘 알아듣지를 못하겠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한 가지 상황을 설정해보도록 하자.
누군가가 돼지를 잡아먹는다고 할 때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만물동일체의 의미를 아는지라 영적으로는 합일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분별의 벽을 허물지 못한 일반인의 경우에는 너와 나의 분별이 있어서 죽임을 당하는 자와 죽이는 자가 하나일수가 없음으로 인과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구태여 수행해서 만물동일체의 개념을 알아야만 분별 심을 벗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우리가 알고 있기만 하면 인과를 넘어서서 영적으로 합일이 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럴 수도 있겠으나 자신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째서 그런가요?
그러한 법칙을 누가 세웠습니까?
신인가요?
이러한 법칙을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너희의 인식이 만든 것인데 너희가 너희자신을 심판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까?
우리들이 죽이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가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서 먹는다면 인과의 고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너에게 한 가지 물어보자.
네가 돼지를 잡아먹는 것처럼 돼지가 너를 잡아먹는 것을 허용할 수 있느냐?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돼지이기에 우리가 잡아먹는 것인데 어째서 돼지가 우리를 잡아먹을 수 있습니까?
네가 만약 만물동일체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면 돼지역시 너와 동일한 형제이며 하나의 역할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지금은 네가 돼지를 잡아먹지만 다음 생에는 역할을 바꾸어서 돼지가 너를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지금 너와 같은 인식으로는 절대 이와 같은 일을 허용하지 못함으로 너만이 잡아먹어야하고 돼지는 너에게 잡아먹혀야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서 죽이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가 하나일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너는 인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으며 만물동일체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식물도 다음 생에 역할을 바꾸어서 우리를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시공이 없는 영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얼마든지 그렇게 볼 수 있겠으나 지금의 너희 인식으로는 그와 같은 일은 일어나기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영적인 일을 등급으로 나누게 되면 광물의 인식단계를 지나 식물의 단계로 올라가고 다음단계인 동물단계로 올라간다고 인식을 하는데 이럴 경우 인간의 단계에 올라있는 너희가 식물을 먹는다고 해서 다음 생에 식물로 환생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됨으로 등급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간단하게 영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식물이 되었건 광물이 되었건 근본에 있어서는 동일함으로 누가 누군가를 잡아먹는다는 일 자체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너희 인간들의 인식으로 보자면 그 무엇을 먹는다할지라도 인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할 수 있기에 그렇게 여겨지는 것이다.
그러나 만물동일체의 인식에 올라있는 자는 이미 무엇을 먹어도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됨으로 사람을 잡아먹는다 할지라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역할을 바꾼다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식물만이 아니라 심지어 광물까지도 동일체이니 자신이 아닌 것이 어디에도 없으며 먹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는 아예 먹지도 말아야하지 않습니까?
무엇을 먹어도 자신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겁이 나서 어떻게 먹느냐는 거지요?
너는 무엇을 들었느냐?
먹는 것이 아니라 흡수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구태여 채식을 고집할 필요도 없을 텐데 뭣 하러 고생스럽게 풀만 먹고 사는지요?
그가 속해있고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서 생활을 하는 것 뿐 더 이상 더 이하도 아니다.
육신을 가지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이 먹고 살아야하기에 자신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범위 내에서 그저 살아갈 뿐인 것이다.
네가 말하는 그는 환경적으로 채식단체에 속해져있기 때문에 채식을 하는 것이며 구태여 육식을 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음으로 그러한 생활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만물동일체의 경지라는 것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과를 뛰어넘는 경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상태를 깨달았다고 말하는 것이며 부처를 이루었다고 하기도 한다.
언젠가 누군가가 고기를 먹어야하는 이유로 이러한 과정을 말하더군요.
고기를 먹어야 짐승들의 업장을 들어주어서 그들이 인간으로 환생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래?
누가 그런 말을 하더냐?
정말 누군가가 그러한 말을 했다고 한다면 그는 지금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
어째서인가요?
인과를 넘어선다는 것은 그 무엇을 먹어도 흡수라고 당신이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왜 금방 이랬다 저랬다 하시는지요?
너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영원의 세계에 있는 내가 그 어떠한 일을 하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고 보느냐?
내가 그러한 일들조차 알지 못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내가 신이라고 할 수가 있겠느냐?
신을 심판할 수 있는 이는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으며 삼라만상 안에 내가 없을 수는 없다.
따라서 흡수를 하는 쪽이나 흡수를 당하는 쪽이나 그 안에 나를 담고 있음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는 어디까지나 절대 계에 존재하는 나의 모습이고 상대 계에 있는 너희모습들은 아니다.
너희가 이 둘을 하나로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너희가 그럴 수 있겠으나 지금의 인식으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하는 것이다.
앞서 네가 말한 것처럼 누군가가 짐승을 잡아먹어줌으로 인해서 그들의 업장을 들어준다는 논리는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궤변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이 심각한 지경에 처해있다고 표현을 한 것이다.
좀 더 풀어서 설명을 해주십시오.
저희 인간으로서는 이 같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만일 너희가 만물동일체의 경지에 올라있다고 할 경우 이미 인과를 넘어서있기 때문에 업장이라는 말자체가 성립이 될 수가 없으며 누가 누군가의 업장을 들어준다는 식의 표현 따위는 있을 수 없다.
깨달은 이의 눈에는 삼라만상이 신의 품성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다 같은 형제일 뿐이며 역할을 나누어 맡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필요한경우를 제외하고는 생명체를 죽이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고기를 먹는 이유를 업장을 들어주기 위해서라는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가 인과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 그들이 심각한 지경에 처해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남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처럼 타인이 나에게 행위 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지 않는다고 한다면 너희는 인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앞서 말하는 이들이 짐승을 먹어주어야 업장을 들어줄 수 있다는 말을 제대로 하려면 다음 생에 짐승이 그들을 먹어줄 때도 업장을 들어준다고 말할 수 있어야한다.
그렇다면 채식을 하는 사람은 인과를 넘어섰다는 말인지요?
채식을 하는 이유가 인과를 넘어서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인과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며 만물동일체의 인식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인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는 법이다.
고기를 먹는 것이나 식물을 먹는 것이나 동일하게 여겨질 수 있을 때 분별의 벽을 넘어섰다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이 그러한 인식정도에 도달했는지는 역할을 바꾸어보면 명확하게 알 수가 있다.
자신의 목이 달아나도 역할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남을 심판하지 않을 수 있을 때 인과를 넘어섰다 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채식이던 육식이던 인과를 넘어설 수가 없다.
먹는 것으로서는 만물동일체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말씀이군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채식을 시작하고 얼마 후부터 육소 간을 지나가면 시체가 걸려 있는 것 같았고 동물들을 보면 그곳에 사람이 들어있는 것 같이 보이더라는 거지요.
모든 동물들이 가죽을 둘러쓰고 있을 뿐 사람과 마찬가지로 보였습니다.
심지어 육소 간을 지나갈 때면 간담이 서늘해져서 감히 옆을 지나다니지 못하겠더군요.
지금은 어떠냐?
물론 지금에야 옆에서 고기를 구워먹는다 해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채식을 시작하고 얼마동안은 늘 이러한 상태에 있었지요.
그러고 보면 인식의 변화가 참 많이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한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요?
처음에는 너의 인식이 사람과 짐승이 역할을 바꾸어 가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인식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체험이 왔던 것이고 이후 명상에 전념을 했기에 많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것인데 지금의 상태는 네가 그 누구도 심판하지 않기 때문에 분별의 벽이 네 안에서 허물어졌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누가 어떠한 행위를 하더라도 그 모든 일들이 신의 허락 하에서 일어나는 일로 받아들이고 그 어떠한 심판도 신에게로 돌렸기 때문에 네가 분별 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저도 만물동일체의 경지에 오른 겁니까?
나에게 묻지 말고 너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하라.
솔직히 말해서 저는 만물동일체의 의미가 무엇을 뜻한다는 것을 알기는 합니다만 그 사형처럼 직접체험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다른 체험은 많이 했습니다만 그분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들이지요.
단한가지 제가 사형에 비해서 뒤지지 않는 것은 당신이 내안에 있다는 것을 제가 안다는 겁니다.
내가 만약 너를 이용하는 귀신이거나 악령이라면 어찌하려고 그러느냐?
당신이 저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느꼈는데 언제나 당신은 정의의 편이었지 제 편만 들어주는 신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잘못하면 누군가를 통해 저를 때려주고 혼을 내주었으며 심지어 나와 적대관계에 있는 이들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지요.
그러한 과거가 있었기에 저는 지금의 스승을 따라 수행을 하면 당신이 어떠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될 거라고 믿었고 내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행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당신은 내편이기보다는 오히려 남의 편일 때가 많았어요.
내 이익보다는 남의 이익을 먼저생각해주고 남의 고통까지도 나에게 가져다주기까지 했지요.
그래서 나중에는 당신을 원망하고 욕을 하기까지 했는데 당신을 향한 나의 기대는 내안에서 철저하게 무너져야했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내 기대를 그렇게나 저버려야했나요?
도대체 왜 그래야만 했습니까?
어째서 너는 그렇게 심하게 나를 원망하고 욕까지 했으면서 나를 믿을 수가 있느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그래.
이제는 알겠느냐?
너희가 진정으로 신을 알려면 너라고 하는 에고가 완전히 없어질 때인데 그렇게 되려면 네가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네가 알고 있는 지식과 네가 간직하고 있는 신 의식조차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을 때가 너희 내면의 진정한 신이 나타날 수가 있는 것이며 그러할 때 너희는 완전한 우상 숭배자가 될 수 있다.
참으로 그러했습니다.
사실 저는 알게 모르게 당신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나의 에고를 키워 나왔습니다.
내가 당신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에고를 더없이 높게 만들었고 남들보다는 늘 위에 군림하였던 거지요.
영과 육의 합일이 된 존재인양 거들먹거리기까지 했는데 이러한 내 인식을 당신은 철저하게 무너트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굴복하거나 비참하게 되는 것 또한 허락하지 않았지요.
암을 낫게 할 수 있는 뇌성마비 아이를 이용하여 돈을 엄청나게 벌수도 있었지만 당신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고 그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금전적으로나 영적으로 타락된 일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거지요.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네가 그러한 선택을 했다.
근본적으로 타락된 일이라는 것은 없지만 네가 그러한 일을 타락된 일이라고 여기기에 나 역시 그러한 선택을 허락한 것이다.
하지만 신성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자신이라는 에고는 철저히 무너질 필요가 있는데 자신이라는 에고가 무너지는 것은 멸망하는 자들만의 특권이다.
말씀을 듣다보니 한 가지 생각이 나는군요.
중학교시절 그리스 로마신화라는 책을 본적이 있었는데 내용 중에 태양의 신 아폴로에게 대적한 여인네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억하기로 그 여인에게는 여섯 아들이 있었는데 아폴로의 저주를 받아 하나씩 죽어가지요.
처음 하나가 아폴로의 활에 의해 죽었을 때 여인은 아폴로를 비웃으며 아직도 다섯이나 남아있다고 큰소리치지만 하나하나가 죽어가고 마지막 하나가 남았을 때 애처로운 눈빛으로 아폴로에게 사정을 합니다.
아폴로여!
이제 복수는 충분하지 않는가.
나에게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하나만 남겨다오.
그러나 마지막 부탁조차 거부한 아폴로는 사정없이 화살을 날리고 여인의 마지막 남은 아들마저 죽었을 때 여인은 절규하며 아폴로에게 무릎을 꿇게 되지요.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수행을 해나오던 중 이러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다섯 아들은 우리들 마음 안에 있는 오욕(식욕, 성욕, 금전욕, 명예욕, 수면욕)이며 마지막 아들은 우리가 자신이라고 알고 있는 몸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태양신 아폴로는 우리가 수행을 해서 빛을 보게 되는 것을 뜻하며 아폴로의 화살에 의해서 죽는 것은 우리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욕심들이며 마지막에 죽어야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에고였던 거지요.
마지막 순간에 에고가 죽기위해서는 내가 하는 일이 철저하게 망가져야하고 내가 계획했던 일들이 틀어져야하기에 그렇게 크나큰 시련들이 있었던 겁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중학교 때 보았던 책 내용을 그 당시는 몰랐었고 그동안 기억도 나지 않다가 지금의 스승을 따라 수행을 오래 한 뒤, 최근에 기억이 났으니까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영과 육이 완전히 분리가 되었는데 당신은 언제나 저 높은 곳에 자리하며 저는 언제나 바닥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제자신이 철저하게 망가지면서 진정으로 신께 무릎 꿇게 되었으니 이제야 제대로 된 우상숭배를 할 자격이 있지 않겠나 하는 겁니다.
너희가 나와 근본적으로 분리될 방법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으나 너희자신을 육신이라고 알고 있는 동안에는 영원히 하나일수가 없다.
너희가 진정 신을 숭배할 수 있을 때가 신과의 완전한 합일을 할 때이다.
신이시여!
부디 우매한 인생을 가련히 여기시어 쉽게 말씀해 주소서.
지금과 같이 말씀하셔서는 못 알아듣나이다.
만물동일체라는 의미가 삼라만상 안에 신이 없는 곳이 없음을 뜻하는지라 근본에 있어서 신과하나이지만 너희가 분리된 객체로서의 몸을 자신이라고 알고 있음으로 해서 신과 분리가 되어있다.
이러한 상태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신을 알아야하는데 신이 삼라만상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당장은 지금 네가 너라고 알고 있는 육신으로부터 신이 분리되어야하는 것이다.
분리된 상태에서의 신이 어떤 존재라는 것을 온전히 깨닫게 될 때가 만물 동일체라는 경지이며 그러한 경지를 득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상태의 사람을 가르칠 때 그를 가리켜 영적스승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따라서 너희가 따르는 스승은 신성과 불성이 드러난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이며 그를 숭배하는 것이 나를 숭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지만 그의 육신에 너희 인식이 머물면 우상숭배가 되고 그의 영에 초점이 맞춰질 때 신을 숭배하는 것이 된다.
스승을 숭배함에 있어서 그 육신에 초점을 맞출 경우 기복적인 믿음으로 흐르게 되어 끝없는 미망의 세계에 빠지게 되고 영에 초점을 맞출 때 숭배하는 자와 숭배 받는 자가 하나가 된다.
만약 이러하다면 처음부터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물이 신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면 되는 것 아닌가요?
일반적으로 신을 믿는 많은 이들이 이러한 형태의 신앙을 가지고 있지 있느냐?
그러나 만물동일체의 뜻을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느냐?
오로지 너희가 믿고 있는 종교 안에만 신이 살고 있고 다른 이들의 믿음 안에는 마왕이나 사탄이 살고 있다고 믿지 않느냐?
심지어 너희 형제간에도 종교가 다르고 믿음이 다르면 분리된 인식 속에서 다툼이 일어나는데 어떻게 너희가 만물 안에 편재하고 무소 부재한 신을 알고 있으며 신을 믿는다 할 수가 있느냐?
그러면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만물동일체의 경지에 도달할 수가 있을까요?
만물이 동일하다는 경지에 도달하려 해서는 도달하지 못할지니
만물이 동등하다는 것을 그저 알지어다.
만물이 자신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기위해서는 자신을 죽여야 할지니
높은 곳으로 오르지 말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
심판을 받는 자가 되지 말고
심판을 하는 자도 되지 말라.
주는 자가 되지 말고
받는 자가 되라.
또한 받지 말고 주라.
숭배 받을 자격이 있는 자를 찾으면
무조건 숭배하라!
그가 네 길을 안내하리라.
귀 있는 자들만 들을지어다.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