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긴여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배가번드 2022. 12. 17.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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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도를 위해 집을 떠나는 일을 출가(出家)라고 합니다.

세속적인 삶을 벗어나 영적인 길을 걷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지요.

일반적으로 출가는 불교에서 쓰이는 말로 알려져 있지만 실지는 모든 구도자에게 공히 쓰일 수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출가는 육신으로 이루어져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이루어져야합니다.

일찍이 예수님은 진정한 의미의 출가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허다한 무리가 함께 갈새 예수께서 돌이키사 이르시되(눅14:25)

And there went great multitudes with him: and he turned, and said unto them,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및 자기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고(눅14:26)

If any man come to me, and hate not his father, and mother, and wife, and children, and brethren, and sisters, yea, and his own life also, he cannot be my disciple.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14:27)

And whosoever doth not bear his cross, and come after me, cannot be my disciple.

영적인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 모두는 성령이 드러나 영생을 얻은 예수님을 따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함께 가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there went great multitudes with him)

또한 돌이켜 말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지요.

하나님과 하나 되어 영생을 얻은 예수님이 세상으로 내려와서 말씀하신다는 뜻으로 이렇게 기록한 겁니다.

그런데 26절에서 예수께로 오는 자는 부모형제는 물론 처자식을 미워해야 제자 될 자격이 있다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액면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완전히 집을 떠나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뒷부분에서 밝히고 있지요.

자신의 목숨까지도 미워해야한다는 것은 출가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말씀은 미워해야할 대상이 세상적인 것들과 육신적인 것들이라 받아들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이 또한 액면대로 받아들일 말씀은 아니고 담긴 뜻이 있다고 봐야합니다.

예수께서는 네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말씀하셨으므로 이 가르침은 육신보다 영을 사랑해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라야한다 말씀하신거지요.

세상을 미워하고 육적인면을 미워할 것 같으면 세속을 떠나야하겠지만 십자가를 감당하라는 말은(whosoever doth not bear his cross) 세상을 벗어나거나 육적인면을 배제(排除)할 것이 아니라 삶을 영위하는 속에서 영을 사모하라는 뜻입니다.

또한 여기에는 다른 뜻도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인 길을 걸어갈 때 일반적으로 스승을 신으로 모시게 됩니다.

그(예수)가 하나님과 마찬가지임으로 그에게 우리의 행사(行事)를 모두 맡깁니다.

그러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상숭배의 늪에 빠지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우리들 내면에 존재하는 성령을 깨달을 방법이 없습니다.

육신인 성전에 거하시는 하나님이신 성령이 드러나려면 자신 스스로가 신이 되어야합니다.

우리의 짐을 예수와 같은 스승에게 맡기기만 해서는 내재하는 성령을 깨울 수 없는 겁니다.

물론 초발심에서는 우상숭배가 필요하다 할 수 있지요.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기 위해 부모가 손을 잡아주어야 하듯이 일정기간동안은 보호를 받고 온전히 스승께 우리의 행사를 맡길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 반드시 혼자서 걸어가야 하며 이 같은 일은 어른으로 성장하기위해서는 필수적인 일입니다.

20년이 지나도 엄마젖이 필요하다면 손을 잡아 줄 것이 아니라 매를 들어야합니다.

심신이 병들지 않았다면 당연히 혼자서 걸어가야 하며 형제들을 이끌어주어야 마땅하지요.

그러므로 예수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마22:37)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마22:38)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마22:39)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22:40)

영을 육보다 사랑해야 한다는 뜻으로 목숨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 했습니다.

하지만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과 같은 것이라 하셨지요.

영을 깨닫고 나면(드러나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뜻으로 이렇게 말씀하신 겁니다.

따라서 영과 육이 하나임을 깨달아 안다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신의 사랑은 세상과 육신을 통하지 않고서는 표현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내게 다가와 있는 사람들을 가장 사랑합니다.

다른 이의 사랑은 내가 알 수 없지만 나는 이렇게 사랑하며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