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동료수행자들과 차를 마시며 한담(閑談)을 나누었습니다.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지만 가끔씩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그런데 이번 모임에서는 아주 특별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지요.
의도를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과거에 아들에게 손찌검 한일을 말하게 된 겁니다.
때린 나는 그저 교육적인 차원에서 때린 것인데 아이가 오늘날까지 기억하더라는 말을 하자 한분은 자신이 형에게 맞은 이야기를 하였고 또 다른 한분은 동생을 두들겨 팬 일을 말하였습니다.
듣는 나로서는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경험했기에 두 분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셈입니다.
내가 아들에게 손을 댄 일은 딱 세 번 있었지요.
한번은 조수석에 앉은 아들이 신발을 신은 채 발을 차에 올려놓았을 때 나무라며 올리지 말라 해도 듣지 않기에 허벅지를 때렸고 또 한 번은 장난감을 제 사촌에게 양보하지 않기에 어깨를 손바닥으로 때렸으며 마지막으로 꿀밤을 먹였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두 번 인줄 알았다가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세 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이런 일을 보게 되면 때리는 사람과 맞는 사람의 입장이 얼마나 틀려지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을 하자 다들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게 된 거지요.
아들을 때릴 때 교육적으로 필요해서였지만 맞는 아들이 아직도 기억한다는 사실을 볼 때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상처 주는 말을 하거나 때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업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내가 말하고자한 요지(要旨)였습니다.
형에게 맞은 이도 동생을 때린 이도 이 같은 점을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았으나 나로서는 상당히 심각한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오늘 또다시 그 대화를 떠올리게 된 겁니다.
성경에는 이런 일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기록되어 있지요.
옛 사람에게 말한바 살인치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마5:21)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마5:22)
But I say unto you, That whosoever is angry with his brother without a cause shall be in danger of the judgment: and whosoever shall say to his brother, Raca, shall be in danger of the council: but whosoever shall say, Thou fool, shall be in danger of hell fire.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마5:23)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5:24)
Leave there thy gift before the altar, and go thy way; first be reconciled to thy brother, and then come and offer thy gift.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죄라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등의 큰일이라 생각하며 그런 일에 대해 벌을 받는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령과 하나 되신 예수님말씀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형제에게 화를 내거나 바보 같다 말하면 지옥 불에 들어간다고 했으니 보통 심각한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무조건 심판을 받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유 없이 화를 내면이라는(angry with his brother without a cause) 단서가 붙어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라가라는 말을 하거나 바보 같다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말하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지옥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라가의 뜻은 “속이 빈, 쓸모없는”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성령에 대해 모르기 때문입니다.
성령이 담겨있지 않은 육신은 없는 법인데 이렇게 함부로 말하게 되면 성령을 인정하지 않거나 모르고 있다는 말이므로 심판을 받게 되고 공회에 잡히거나 지옥 불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평소에 우리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함에 있어 실수를 하기 마련이지요.
자신도 모르게 실언을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자신의 잘못을 알 수 있는가를 생각해봐야하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23절은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제단에서 예물을 드린다는 것은 깊은 기도를 뜻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제단은 성전을 가리키며 우리 육신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께 나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고 기도드리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겁니다.
우리가 기도를 할 때는 모두가 눈을 감고하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을 감는 대신 내재하신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영안을 뜨기 위해서입니다.
육신은 성전이요 성전 안에 하나님이신 성령이 거하심으로 그분께 기도를 드리기 위해 눈을 감는 거지요.
이렇게 기도를 드리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게 되며 형제로부터 원망 받을 짓을 했는지의 여부를 알게 됩니다.
이럴 때는 잠시 기도를 멈추고 형제와 화해를 한 후(be reconciled to thy brother) 기도를 해야 합니다.
해보신이들은 알겠지만 남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눈을 감고 기도를(명상, 묵상) 해도 기도가 안 됩니다.
조금 심할 경우 눈을 감기조차 두려울 정도입니다.
하나님이신 성령이 내안에 살아있음을 아는 이는 이럴 수밖에 없는 겁니다.
다른 이의 경우는 내가 알 수 없지만 나 같은 경우 처음 명상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일을 경험했습니다.
과거에 지은 내 잘못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눈을 감기가 무서울 지경이었지요.
어찌 그리도 많은 죄를 저질렀는지 나 자신을 용서하기가 어려웠으며 감히 내재하신 성령을 볼 수가 없었던 겁니다.
세상에서 나보다 더한 죄인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온전히 신 앞에 엎드렸을 때 비로소 눈을 하나로 만들 수 있었으며 빛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몸이 밝을 것이요(마6:22)
The light of the body is the eye: if therefore thine eye be single, thy whole body shall be full of light.
두 눈을 하나로 만들면(if therefore thine eye be single) 온몸이 빛으로 가득해 질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thy whole body shall be full of light)
이렇게 되려면 누군가에게 잘못한일을 용서받아야하며 어떻게든 화해를 해야 합니다.
아마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오래전에 잘못한일이라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며 상대방을 찾을 수도 없어 화해할방법이 없다 말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에 대해 예수님은 해결방법을 말해놓았습니다.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한 것이니라 하시고(마25:40)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마25:45)
저희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마25:46)
우리가 잘못한일을 용서받는 길은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말씀을 실천하며 사는 겁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과 화해하는 거지요.
하여 나는 지난 과거에 동생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에게 잘못한일을 백배사죄하며 벌을 받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내 죄가 용서받는 길이라 생각하며 하나님의 축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회개하고 용서받고 싶은 이들만 들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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