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휴가기간 내도록 알래스카에서 살아가는 자연인들에 대한 동영상을 보며 지냈습니다.
손님맞이를 하는 이틀을 빼고 나머지 시간을 오롯이 동영상 시청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 글 쓰는 일은 여전했지만 낮 시간 일을 하는 대신 동영상에 빠져 살았던 겁니다.
내가 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동경해서가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이 별다를 바 없다는 것을 그들의 삶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도시생활에서 실망한 이들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사는 것은 한국의 자연인이나 알래스카의 자연인이 다르지 않았는데 다만 이국적인 풍경과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이 내 눈길을 붙들었던 거지요.
알래스카 해안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람의 일상을 통해 먹고사는 일은 누구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도시생활에서는 직장을 구하여 살아가지만 자연 속에 놓이게 되면 본인이 직접 먹을거리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었던 겁니다.
자연에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지만 본인의 노력 없이는 그 어떤 먹을거리도 취할 수 없더라는 말입니다.
바다에는 물고기가 넘쳐나지만 저절로 입속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산에는 많은 짐승들이 살고 있지만 사냥하지 않고서는 잡아먹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거지요.
하다못해 낚시라도 해야 하고 집 가까운 곳에 덫이라도 놓아야 했으며 신선한 채소를 먹기 위해서는 화분이라도 가꾸어야합니다.
도시라면 직장을 구하여 돈을 벌어 사먹으면 되지만 자연에서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등장인물 모두가 말하고 있었습니다.
한겨울이 닥치기 전에 땔감과 먹을거리를 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었는데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일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던 겁니다.
다들 입으로는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내보기에는 하루도 걱정 없이 지내는 이가 없었습니다.
먹을거리를 걱정하지 않으면 땔감을 걱정했으며 땔감을 해결하고 나면 집한 쪽이 무너져 걱정해야했고 하다못해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져 자신의 집을 덮칠까 걱정하고 있었지요.
이러다보니 주변사람들로부터의 도움이 절실했고 결국에는 공동체의 힘을 빌려 해결하고 있었던 겁니다.
서로 품앗이를 하듯 돕고 살아가고 있었는데 사회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서로돕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과 인과응보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두 번째로 확인한 셈입니다.
아마도 어떤 이들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곤경에 처해진다는 점을 들어 인과응보라는 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겠지만 본인이 곤경에 처해졌을 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곤경에 처해진 누군가를 도운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동영상을 통해서도 보았지만 누군가 사냥을 나갔을 때 다치기라도 한다면 도움이 없을 경우 그야말로 꼼짝없이 죽음을 맞이해야만 하며 바다에서 배가 고장 나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물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혼자서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외로움과 어려움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됩니다.
심은 것이 외로움이니 외로움이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누군가를 도와준 적이 없으니 도움을 받을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이래서 인과응보의 법칙은 불변하는 것이며 이생에서뿐만 아니라 저세상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젠가 스님출신의 구도자 한분과의 대화를 통해 이 같은 점을 확인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은 나름대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득도(得道)의 길이 승복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과감히 옷을 벗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리라 마음먹었던 겁니다.
산속에서의 삶은 처음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했습니다.
여름에는 산에 열매도 있고 개울에는 물고기도 있었으니 그런대로 살만했는데 막상 가을이 되고 겨울이 닥치자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어 마을로 내려오게 되었던 거지요.
심지어 가을에는 뱀까지 잡아먹어야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되었으며 초겨울에는 그나마 무당들이 산 기도를 하고 남은 음식을 먹었지만 한겨울이 되자 그나마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을 내려왔고 자신의 신도였던 보살님과 살림 아닌 살림을 차렸는데 고물을 주워다 파는 일을 하며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불교신자여서인지 보살님이 살림보다는 도(道)에 관심을 기울이는 바람에 헤어지고 결국에는 혼자서 수행을 하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본인이 영적인 길에서 육적인 삶으로 돌이킨 것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은 셈이지요.
물론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말을 했고 본인은 후회하지 않는다 했으니 내가 어떻게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무엇인가를 심었다면 무엇인가 돌아오게 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며 원인에 따른 결과는 반드시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인생이 당하는 일을 짐승도 당하나니 그들이 당하는 일이 일반이라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짐승이 죽음 같이 사람도 죽으니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전3:19)
For that which befalleth the sons of men befalleth beasts; even one thing befalleth them: as the one dieth, so dieth the other; yea, they have all one breath; so that a man hath no preeminence above a beast: for all is vanity.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전3:20)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전3:21)
그러므로 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을 보았나니 이는 그것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라 아, 그의 뒤에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려고 그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전3:22)
Wherefore I perceive that there is nothing better, than that a man should rejoice in his own works; for that is his portion: for who shall bring him to see what shall be after him?
이 말씀을 기독교인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성경을 오해하고 있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는 것이며 하나님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봐야 합니다.
19절에 짐승이고 사람이고 할 것 없이 모두가 한 호흡을 가지고 있다(they have all one breath) 했으니 이는 하나님의 숨결로서 성령을 가리킵니다.
모든 생명체에 성령이 깃들고 있음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며 육신이 동일하게 죽음을 맞이함으로 흙으로 돌아간다 한거지요.(20절)
이러한 까닭에 지금 이 말씀은 어느 종교에 국한하거나 인종이나 성별에 국한시킬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21절에서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로 내려간다 했습니다.
이 말씀인즉,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말씀으로 하나님을 닮은 사람처럼 살라는 뜻입니다.
창세기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지었다 했으므로 사람답게 사는 것은 곧, 하나님 뜻에 따르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사람이 하나님 뜻에 따른다는 것은 자신이 맡은바 직분에(his portion) 최선을 다하고 범사에 기뻐하며(rejoice in his own works) 사후에 일어날 일에 대해 아는 일이라 말하고 있는 겁니다.(21절)
스님은 스님의 직분에 기뻐하고 목사님은 목사님으로서 최선을 다하며 자신이 맡은바 임무를 기뻐해야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성직자가 직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술 담배를 즐기며 도박을 일삼는다면 사후에 어떤 지경에 처해질지 너무나 명백하며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여 나는 언제나 나에게 다가오는 현실에 만족하고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짧은생각 긴여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령을 아는 육체는 성전과 같다. (0) | 2025.09.23 |
---|---|
예수의 심장으로 너희를 사모하노라. (0) | 2025.09.22 |
주검이 있는 곳에 독수리들이 모인다. (2) | 2025.09.20 |
성경을 열면 사랑이 튀어나온다. (2) | 2025.09.19 |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라. (0) | 2025.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