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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생내외가 내 집을 방문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오빠가 고생할까봐 에어컨을 가져왔던 겁니다.
살림하는 주부답게 그동안 묵은 먼지와 때를 한 꺼풀 벗겨놓고 갔지요.
일주일에 한번은 대청소를 하지만 구석구석 청소를 하지 않은 탓에 내가 생각해도 더러웠을 거라 여겨집니다.
아무래도 혼자 살다보니 주변정리가 미흡했나 봅니다.
솔직히 동생의 잔소리가 좋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런 사람이 있어야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사람은 타성에 젖기 쉬운 동물인지라 누군가 지적해주지 않으면 변화를 싫어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의 잔소리가 필요하지요.
예전에 아들이 고3수험생일 때 아버지의 잔소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것이 이런 이유가 아닐까합니다.
이제는 어엿한 30초반의 직장인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열심히 하는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자 나에게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던 겁니다.
이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잔소리를 싫어하면서도 필요로 하는 존재입니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면 누구도 잔소리를 하지 않지요.
사람사이에 다툼은 늘 있고 나와의 의견 차이는 어떤 사회에도 존재하며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습니다.
다만 그럴 때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하는 문제만이 나에게 중요합니다.
사실 잔소리는 또 다른 형태의 관심이며 사랑의 변형된 표현입니다.
하지만 무관심은 정말 무서운 것이며 관계의 끊어짐과 사랑 없음이기 때문이지요.
이래서 내가 동생 곁을 맴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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